430억 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규선(58) 전 유아이에너지 대표가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정선재 부장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법 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대표에게 징역 9년 및 벌금 10억 원을 선고했다. 유아이에너지 법인은 1심과 같이 벌금 10억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횡령금액 중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최씨의 범죄행위로 인해 주식시장의 신뢰가 훼손됐고 선의의 불특정 다수 투자자들이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 최 전 대표는 이날 1심보다 형량이 두배 가까이 가중되자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장이 일부 무죄가 나온 부분에 대해 공시하겠냐고 묻자 "이러한 보복 판단에 무슨 정신이 있어 공시를 할지 판단하겠냐"고 흐느꼈다.
최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녹내장 수술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최 씨는 풀려난 이후 서울 소재 한 병원에서 도주했다. 하지만 전남 순천시 소재 한 아파트에서 숨어지내다가 보름 만에 체포됐다.
재판부는 "최 전 대표는 수차례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가 당심에서 받아들여지자 수사기관 추적을 따돌리려 대포폰을 사용해서 범죄행위를 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최 전 대표는 2007년 11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유아이에너지가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와 이동식 발전설비(PPS) 공급계약을 맺고 받은 공사대금 263억 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2008년 4월부터 2011년 9월까지 단기대여금을 가장해 자신이 운영하는 현대피앤씨의 돈 107억 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1심은 최 전 대표에 대해 징역 5년 및 벌금 100억 원을 선고했다.
한편 최 전 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 김 전 대통령의 3남 홍걸 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으며 '최규선 게이트'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홍걸 씨에게 3억 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03년 징역 2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