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마감] 원·달러 전일 급락 되돌림, 원·엔 974원 등정 한달20일만 최고

원·달러 환율이 전일 급락분을 상당폭 되돌림했다. 달러 약세를 지지했던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발언을 하룻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뒤집었기 때문이다.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계속 강세를 유지할 것이며 전날 므누신 재무장관의 발언은 맥락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다만 위험선호 현상에 장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을 줄였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결정을 하면서 경기호전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가 이틀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한데다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매수에 나섰다.

재정환율이 원·엔 환율도 하룻만에 상승반전하면서 974원대로 올라섰다. 이는 한달20일만에 최고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가 1050원대 후반에서 1070원대 초반 사이 박스권에 갇혔다고 평가했다. 주요국 인사들의 언급에 변동성만 키웠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다음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다만 월말이 다가오면서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어 원·달러는 하락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른쪽은 원달러 장중 흐름.(한국은행, 체크)

100엔당 원화환율은 0.66원 오른 974.04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12월6일 975.3원 이후 최고치다.

역외환율은 상승반전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5.4/1065.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7.6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2.53포인트(0.49%) 상승한 2574.76을 기록해 이틀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도 14.52포인트(1.62%) 급등한 913.1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827억3700만원을, 코스닥시장에서 41억2900만원을 각각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밤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달러 약세로 가던 시장이 트럼프의 강달러 지지 발언에 강세로 돌아섰다. 원·달러도 1067원 부근에서 개장했다. 다만 트럼프 발언이 진심이 아닐수 있다는 의구심도 컸다. 그의 사업가적 기질로 인해 겉으로는 강달러를 언급했지만 뒤로는 약달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는 개장가 보다 떨어진 1064원 부근에서 끝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 자체는 방향성이 없다. 아래는 당국 개입 경계감이 위쪽은 수출업체 물량이 견고하다. 므누신, 드라기, 라가르드, 트럼프 등 주요 인사의 환율 멘트에 위아래로만 출렁이는 장이 계속됐다”며 “당분간 박스권속 변동성만 커지는 장세가 지속될 듯 싶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트럼프의 달러 강세 선호 발언으로 원·달러는 갭업 출발했다. 다만 전일 ECB에서도 경제지표를 좋게 평가한데다 외국인 주식자금이 유입되는 등 여전히 리스크온 분위기 속에서 상승폭을 반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50원 후반에서 1070원 초반 사이 박스권에 갇혀있는 모습이다. 한동안 벗어나기 힘든장 같다”면서도 “다음주는 월말이다. 월말 네고 물량이 얼마냐가 관건일 듯 싶고 아래쪽을 트라이할 듯 하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대 달러·엔은 0.25엔(0.23%) 상승한 109.16을, 유로·달러는 0.0037달러(0.30%) 하락한 1.2450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