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 ‘빅3’ 치열한 유치 경쟁
올해 기업공개(IPO)시장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의 경쟁이 주목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IPO 주관 ‘빅3’로 꼽히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이 올 한 해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초 블룸버그가 발표한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IPO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조6925억 원 규모의 IPO를 주관, 시장점유율 21.9%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 입성하자마자 시가총액 순위 2위로 올라선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비롯, 진에어와 스튜디오드래곤, 씨티케이코스메틱스 등 굵직한 IPO를 줄줄이 성공시킨 덕분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업계 최대 규모인 7조3000억 원의 자기자본과 기업금융(IB) 조직을 강화한 전문성을 무기로, 올해 IPO시장 1위 수성에 나선다. 벌써부터 롯데정보통신, 이디야, 젠바디 등의 대형 딜을 예정하고 있다. 특히, 역대 최대 공모 규모가 예상되는 호텔롯데의 상장 주관사를 따낼 경우,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낙관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에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최근 수년간 1위를 이어왔던 전통의 강자다. 지난해 IPO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넷마블게임즈의 공동 대표주관을 맡았고, 덴티움과 호전실업 등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4곳 중 3곳의 IPO를 휩쓴 바 있다. 하지만 같은 해 하반기 단 2건의 IPO를 주관하는 데 그치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대기업 계열사 초대형 딜을 확보하고, 벤처캐피털 영업을 강화해 IPO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현대오일뱅크와 동구바이오제약, 포인트엔지니어링, 셀트리온(코스피 이전 상장)의 상장주관사로 선정됐으며, 추가 주관 계약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올해 IPO 계획을 밝힌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2조 원가량의 공모 금액이 예상된다. 해외 기업 상장 영업도 확대한다. 기존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등을 공략할 예정이다. 신규 상장 및 합병을 지속 수행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고, IPO 전에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유치받는 프리 IPO 기회 발굴로 세일즈 역량도 증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17건의 IPO를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은 넷마블게임즈 공동 대표 주관을 비롯해 펄어비스, 에스디생명공학, 야스, 덕우전자, 서플러스글로벌 등의 IPO를 맡았다. 올해는 SK루브리컨츠와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공모 금액 1조 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업 가치가 1조5000억 원 규모까지 거론되면서 지난해 펄어비스처럼 쏠쏠한 수익을 안길지 관심을 모은다.
빅3를 제외한 증권사들도 IPO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증권은 상장 예정 해외 기업 중 최대 유망주인 일본 회사 JTC면세점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이탈리아 화장품 업체 인터코스의 IPO도 준비하고 있다. 씨비에스바이오, 아벨리노 랩, 노브메타파마 등 제약·바이오 기업의 상장 주관 계약도 줄줄이 꿰찼다.
유안타증권은 선택과 집중으로 IPO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테슬라상장 1호 기업’ 카페24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서 672.72대 1, 일반 공모 청약에서 731.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NH투자증권과 함께 현대오일뱅크를 공동 대표 주관한다. 중소형사가 초대형 딜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는 것은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코스닥 딜과 스팩 위주로 실적을 쌓아온 하나금융투자가 첫 초대형 딜에 나서면서 IPO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