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부문 공공·민간 파트너십 5년간 34兆 전망…아시아 최대 건설기계 전시회 엑스콘, 성황리에 열리며 인도 시장 열기 과시
인도 통상산업부 산하 인도브랜드자산재단(IBEF)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까지 인도에서 인프라 투자 규모는 7777억3000만 달러(약 851조7699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로 부문에서 공공과 민간 파트너십을 통한 투자는 향후 5년간 3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IBEF는 인도에서 건설기계 관련 시장 규모가 2020년에 50억 달러를 기록하며 2016년 대비 7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취임한 뒤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 정비가 가속하고 토목공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건설기계 업체들은 이에 부응해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건설기계 전시회 ‘엑스콘(EXCON) 2017’은 인도 인프라 산업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장이었다.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이 전시에는 참여자 4만 명이 몰렸다고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엑스콘이 성황리에 개최된 가운데 유명 건설기계 업체들이 자리를 빛냈다. 야외에 설치된 부스에는 미국의 캐터필러, 스웨덴의 볼보, 중국의 싼이중공업 등 세계 일류 기업들이 있었고, 일본 업체 중에서는 고마쓰, 히타치건기, 코베르코건기 등이 눈에 띄었다. 선진국에서 시행되는 전시회에서는 부품 업자들이 주로 자리를 채우는 데 반해 건설 업체들이 자리를 채워 이목을 끌었다.
인도 볼보그룹은 향후 7년간 인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는 부문이 인프라 건설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인도 볼보그룹의 카말 발리 회장은 “기존 석탄 채굴 기기에 집중했던 사업을 건설기계 분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3대 주요 고속도로 프로젝트 중 한 프로젝트에서 볼보 장비를 쓰고 있다”며 “우리는 굴착과 도로 장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3~4년 동안 우리 계획을 실행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며 더 많은 물량이 인도에 몰릴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볼보그룹은 인도에 1998년 트럭 공장을 설립하며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벵갈루루에 건설 장비 공장, 버스 제조 공장 등을 만들었다. 인도 볼보그룹의 매출은 지난 2년간 35~40% 증가했다. 발리 회장은 “앞으로 5년 동안은 매해 그다음 7년을 준비하며 투자할 것”이라며 “이미 향후 5~6년 계획은 준비돼 있다”고 자신했다. 또 “인도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8개국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건설장비 제조업체인 영국의 JCB는 엑스콘에서 ‘메이드 인 인디아’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JCB 인도 사업부의 비핀 손드히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의 가장 큰 건설장비 전시회인 엑스콘에 참가하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 회사에서 만든 ‘메이드 인 인디아’ 기기는 전 세계 85개국 이상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비에 디지털 방식을 접목해 사물인터넷(IoT) 기능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건설업체들도 인도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인도 인프라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기계가 고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치 중국의 지난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평가도 나왔다
히타치건기의 고타로 히라노 대표는 엑스콘을 방문한 뒤 “마치 10년 전 중국에서 있었던 전시회를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히타치건기가 인도 시장에서 창출하는 매출액은 7%에 불과하지만,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히라노 대표의 말처럼 인도의 인프라 산업 성장세는 과거 중국을 닮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할 당시 중국은 인프라 정비에 몰두했고, 건설기계 산업의 최대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굴착기는 세계 연간 수요가 전체 20만 대인데, 이 중 5만 대가 중국에서 발생한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중국 제조업체 제품을 포함하면 중국의 비중은 더 커진다.
인도에서는 굴착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굴착기는 일반 기계보다 가격이 비교적 고가이지만 작업 효율이 높고 연비 성능이 좋다. 고베제강의 자회사인 코베르코건기는 “인도에 판매하는 굴착기는 현지 공장에서 거의 전체를 생산하는데, 그 규모가 연 2000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고마쓰도 인도 첸나이 지역에 있는 공장에서 굴착기를 증산하고 있다.
인도 타타자동차와 일본 히타치건설이 합작한 굴착기 제조업체인 타타히타치는 저가에서 고성능 기기로 소비자들이 넘어오는 것을 독려하고 있다. 타타히타치는 지난 2년간 현지 공장의 생산능력을 40~45% 높였다. 타타히타치 관계자는 “올해는 전년 대비 1500대 규모를 늘려 약 1만 대의 중장비 기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