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택지를 특혜 분양받은 혐의로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황병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공갈과 업무방해, 배임수재,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이형규(68) 전우회 회장과 김성욱(70) 사무총장, 김복수(70) 사업본부장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 등은 2013년 6월 시행업체 S사 대표 함모 씨와 짜고 LH 관계자들을 협박해 경기도 성남시 위례신도시 아파트 터(대금 1836억 원)를 분양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LH 측에 S사를 '전우회 주택사업단'으로 소개한 뒤 LH 측에 '특혜성 분양'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LH 측이 자신들의 요구에 난색을 보이자 2007~2012년까지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을 동원해 LH 본사와 파주사업본부 등에서 집회를 열거나 소화액을 뿌리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들은 담당 직원 집 앞에 찾아가 "자녀를 학교로 등하교시켜 주겠다"고 위협해 해당 직원이 이사를 하기도 했다. 당시 LH 사장에게는 "선친의 묘소를 파헤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 '좌시하지 않겠다', '강력투쟁' 등 협박성 공문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장 등은 이같은 방식으로 2015년 6월 LH에서 경기도 오산시 세교지구 아파트 터(대금 866억 원)를 특혜 분양받은 혐의도 있다.
이 회장은 또 S사 대표 함 씨로부터 주택사업을 계속 지원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급 승용차 2대와 아파트 분양대금 1600만 원 등 총 1억5000만 원 상당 뒷돈을 받은 혐의가 있다.
사무총장 김 씨도 함 씨로부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아파트 분양대금 66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본부장 김 씨 역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급 승용차 1대 등 총 2억3000만 원 상당 부당 이득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 등은 전우회 법령과 정관에 위배해 '총회장'직을 임의로 만들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복지비 명목으로 매달 300만~400만 원씩 총 1억18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고엽제전우회 사무실, 관련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 회장 등은 지난 달 25일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