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 “저상장기 일찍 진입한 일본…잘 나가는 건설사 임대주택사업 영위”
국내 주택사업의 중심을 분양에서 개발ㆍ관리ㆍ운영 토털서비스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일본 임대주택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분석’ 연구보고서에서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호황기가 마무리되고 있어 이제는 분양 중심의 단기 사업에서 운영을 중심으로 하는 장기 사업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연구위원은 “우리보다 먼저 저성장기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장기 저성장기에서 성장한 건설사는 대부분 임대주택사업을 영위하는 주택메이커”라며 “우리나라 건설사들도 본격적인 저성장기 도래 전에 시장 지위 선점을 위한 사업모델 전환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서 “기획ㆍ시공 → 관리ㆍ운영 → 자산관리의 선순환 모델을 구축해 수요자에게는 토털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선순환 모델은 개발 → 수선 → 대수선 → 수선 → 재건축으로 이어지는 건축물의 물리적 수명에 대응한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장기고객 확보 및 파생사업 진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서는 1955년 설립된 일본 다이와하우스공업이 저성장기에 주목할 만한 매출성장을 기록하며 주택메이커 1위를 고수한 비결로 ‘기획ㆍ설계-시공-임대차-관리ㆍ운영’의 선순환 가치사슬(Value Chain) 구축이 제시됐다.
반면 다이토켄타쿠사는 단독주택용 임대주택 상품으로 저성장기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최근 맨션 중심으로 확대하는 시장에서 정체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지속해서 혁신하지 않으면 산업도 기업도 도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 연구위원은 “건설사의 입장에서 임대주택사업만으로 생존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기업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대주택사업은 개인 토지주에게서 사업을 수주해 개인 임차자에게 임대료를 받는 구조다. 이에 주요 고객인 개인 클라이언트에 적합한 사업 모델, 인력, 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높은 전세 비중으로 인해 임대주택사업이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운영 중심의 장기 사업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해야 하는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장기 운영 모델도 주택전문업체냐, 종합부동산업체냐에 따라 다르다. 일본의 주택메이커(다이토켄타쿠, 다이와하우스)가 시공과 임대주택 운영으로 매출을 확보하고 성장한다면 종합부동산업체(미쓰이부동산)는 자산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허 연구위원은 “대형 종합부동산업체는 대도시의 대규모 복합개발을 기반으로 지역 전체의 활성화를 이끌어 자산가치 상승 및 임대수익 극대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장기 보유를 가능케 하는 자금조달 능력과 비주거용의 운영 능력이 핵심 역량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