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여자 컬링을 보다 보면 “얍”, “업”, “워”, “헐” 등 구호보다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 김영미 선수의 이름이다. 김은정 스킵이 우렁찬 목소리로 외치는 “영미, 가야 돼!”는 단연 이번 올림픽 최고의 유행어다.
김영미 선수의 포지션은 리드다. 컬링은 팀당 8개의 스톤을 상대 팀과 번갈아 투구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리드, 세컨드, 서드(바이스), 스킵(주장) 순으로 던진다. 때문에 가장 먼저 투구하는 김영미는 주로 스위핑으로 스톤을 운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두뇌 싸움이 치열해지는 종반으로 갈수록 스킵인 김은정 선수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 리드, 김영미의 이름이 가장 많이 불리게 된다. 그만큼 머리를 짜내 세운 전략을 실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영미는 팀 동료들이 투구한 스톤을 목표 지점에 안착시키는 스위핑으로 ‘컬링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컬링의 세계에 발을 들인 계기는 스킵 김은정의 영향이 컸다. 2006년 5월 경상북도 의성에 한국 최초로 컬링장이 세워졌다. 2007년 고등학교에 입학한 김영미는 김은정의 권유로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했다. 이후 동생 김경애와 김경애의 친구였던 김선영이 합류하면서 의성여중, 의성여고 동창으로 구성된 지금의 팀이 만들어졌다.
지난 10년 동안 멤버들과 호흡을 맞춰온 김영미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동계아시안게임 은메달,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기세를 올렸다.
김영미는 “올림픽에 진출한 이상 목표는 메달 획득”이라며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은 일생에 단 한 번뿐일지도 모른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해내 목표를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영미 신드롬’과 함께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6승1패로 예선 단독 선두를 달리며 올림픽 사상 첫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남은 러시아 출신 선수(OAR), 덴마크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예선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김영미는 “‘컬링 리드 포지션은 역시 김영미’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한다. “영미!”라는 외침이 금빛 메아리로 돌아올지 온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