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투 운동’이 미국과 다른 점?... 블라인드 앱!

입력 2018-02-27 17:57수정 2018-02-2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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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블라인드 앱)

SNS를 통한 성폭력 고발인 '미투(Me Too) 운동'이 거세지는 가운데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고충을 털어놓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가 주목받고 있다.

27일 일부 외신은 한국의 직장인들이 상사나 동료의 비행을 블라인드에 공개하면서 이 앱이 ‘미투 운동’의 특별한 창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성이 주도하는 한국 기업 문화에서 벌어지는 성추행 사건들을 조명하고 해결하는 데 블라인드 앱이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타트업 팀 블라인드가 만든 앱인 블라인드는 익명성이 보장돼 기업 직원들이 회사 내부 문제 등을 공유하는 데 활용된다. 서버가 해외에 있고 이메일 정보도 암호화돼 익명성이 보장되기에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100여 개의 회사 게시판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특성으로 블라인드는 일종의 '대나무 숲' 역할을 했다. 회사 뒷담화, 상사나 선배의 갑질 등이 토로되는 '분화구'였다. 더욱이 성희롱, 성추행처럼 민감한 '성' 관련 문제가 블라인드에 폭로되기도 했다. 블라인드가 한국 '미투 운동'의 새로운 창구로 작용하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한샘 여직원의 사내 성폭행 사태 역시 블라인드를 통해 공론화됐다. 뿐만 아니라 일부 CEO들의 행태도 블라인드를 통해 알려지며 도마에 올랐다. 금호 아시아나 회장이 승무원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 접촉도 제기됐다.

블라인드는 ‘미투 운동’이 확산되며 이달 1일 아예 ‘미투 채널’을 개설했다. 개설 이후 채 한달이 안돼 1300여 개가 넘는 글이 올라왔다.

여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이용자는 “회식자리에서 상사가 정색하며 너같은 X이 나를 거부해?”라며 손잡고 술을 마셨는데 “좋은 게 좋은거지 라며 회사 잘 다니는 그를 볼 때마다 스트레스 받는다”라고 올렸다.

남자 직원의 ‘미투’ 고백도 있다. ‘직장상사의 질문이 더러워요’ 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한 이용자는 “상사가 회식자리만 가면 여자친구랑 일주일에 몇 번하냐, 잘 느끼게 해주냐”며 더러운 말에 못 참겠다고 남겼다.

블라인드는 이와 같은 성추행이나 성폭행 경험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미투 운동으로 인해 느끼게 된 점, 반성해야 할 태도 등에 대한 고백 등으로 '미투 운동'의 토론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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