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 혼전 양상…출구조사서 뚜렷한 승자 나오지 않아

입력 2018-03-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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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루스코니의 우파 연합, 최대 의석 확보 전망…오성운동은 제1당 부상할 듯

▲이탈리아 총선 출구조사 결과. 왼쪽: 상원 / 오른쪽: 하원. 위에서부터 우파 연합·오성운동·중도좌파 연합. 출처 WSJ
이탈리아 총선이 혼전 양상을 보였다.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총선이 끝난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뚜렷한 승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총선에서 각종 추문으로 2013년 불명예스럽게 퇴장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포르차이탈리아)’를 포함한 우파 연합은 최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가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우파 연합은 하원에서 33~36%, 상원에서 33.5~36.5%의 득표율을 각각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하원 전체 630석에서 우파 연합이 225~265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의미다.

여전히 우파 연합은 원내 다수를 차지하기에는 부족하다. 정당별로는 시사 풍자 코미디언 출신인 베페 그릴로가 창당한 오성운동이 제1당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오성운동은 하원에서 득표율이 29.5~32.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의석수로는 하원에서 195~235석, 상원에서는 75~115석을 각각 확보할 전망이어서 2013년 총선에서 얻은 상·하원 163석을 뛰어넘는 승리를 거두게 된다.

현 집권당인 민주당 주도의 중도좌파 연합의 하원 득표율은 24.5~27.5%로 예상된다. 한 마디로 우파 연합과 오성운동, 중도좌파 연합 등 3대 세력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최종 투표 결과는 5일 오전 발표될 예정이다. 출구조사대로 결과가 확정되면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 간 연립정부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숨 가쁘게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오성운동과 우파 연합의 전쟁이 그 중심에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파 연합은 중도우파인 포르차와 극우 성향의 북부동맹, 이탈리아형제당(FDI) 등이 한 진영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신임투표를 통한 소수정부 구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베를루스코니는 2013년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내년까지 공직 진출이 금지된 상태다. 그는 오랫동안 자신의 동맹인 안토니아 타자니 유럽의회 의장을 차기 총리로 밀고 있다.

오성운동도 자신이 주도하는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오성운동은 이번 총선에서 과격파인 베페 그릴로 대신 온건 성향이며 31세의 젊은 피인 루이지 디 마이오 하원 부의장을 새 대표로 전면에 내세우면서 표심을 얻었다. 오성운동은 일반적으로 다른 정당과 함께 통치한다는 생각에 부정적이었지만 새 총리 후보인 디 마이오 대표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새 의회는 오는 23일 새 의장 선출을 위해 소집될 예정이다. 교착 상태 해결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의 손에 달렸다. 여전히 뚜렷한 승자가 없어 마타렐라 대통령이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마타렐라가 우파 연합이나 오성운동 어느 쪽이더라도 소수정부 구성을 허용하면 각종 소송이 잇따르는 등 정치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지게 된다.

이에 대연정을 촉구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수주 또는 수개월의 협상을 필요로 하며 무산되면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그만큼 이탈리아 경제도 침체의 늪에서 탈출하기 어렵게 된다.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적은 상태라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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