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천국’ 싱가포르에 둥지 튼 바이오ㆍ헬스 인큐베이팅센터

입력 2018-03-06 10:13수정 2018-03-0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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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엔알헬스케어글로벌 설립…‘골든 이퀘이터’와 8개 입주사 맞춤형 지원

▲씨엔알헬스케어글로벌이 운영 중인 싱가포르 듀워타워 내 ‘한국-싱가포르 인큐베이팅센터’ 모습 .
투자 잠재력 전 세계 2위, 아시아 최고의 인적 재산 보유, 3500개 글로벌 회사들의 아시아 지역 본사 집합소, 7%의 낮은 법인세 등 우호적인 세금 환경, 투명한 법률 시스템….

싱가포르가 기술 스타트업에 ‘천국’으로 꼽히는 이유는 이렇듯 많다. 이러한 싱가포르 중심부 ‘듀오 타워’에 8곳의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제약·바이오 시장에 첫발을 내딛기 위한 출격을 준비 중이다.

국내 최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업체인 씨엔알리서치의 자회사 씨엔알헬스케어글로벌은 국내 바이오ㆍ헬스 기업의 싱가포르 진출을 돕고자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글로벌 투자회사인 ‘골든 이퀘이터(Golden Equator)’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듀오 타워 내 ‘한국-싱가포르 인큐베이팅 센터’를 만들었다.

김수웅 씨엔알리서치 이사는 "글로벌 CRO의 경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리딩 CRO로서 앞으로 20년의 미래를 고민하다가 보건산업진흥원이 진행하던 싱가포르 인큐베이팅 사업을 이어받게 됐다"면서 "공공부문이 주도했던 서비스가 민간으로 확장된 모범사례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씨엔알헬스케어글로벌은 멤버십 방식으로 인큐베이팅 공간을 운영하며 그간 축적된 신약 개발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의 해외 진출 파트너로 동반 성장 중이다. 인큐베이션, 투자 유치, 제조 및 유통 플랫폼 기능을 확보해 제품 초기개발에서부터 상용화에 이르는 '전주기 맞춤형 서비스'는 이곳만의 특화된 전략이다.

올해 1월 1차로 입주를 완료한 곳은 스마트 암검사 개발업체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마이코플라즈마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셀세이프', 생분해성 스텐트 소재를 개발하는 '도터', 항암면역세포치료제 부문을 맡고 있는 GC녹십자의 자회사 'GC녹십자셀',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업체 '올릭스', 모발 및 발모 관련 줄기세포 제품을 만드는 '스템모어', GMP 컨설팅업체 '슈어어시스트', 의료기기 개발업체 '티아이' 등 8개 바이오ㆍ헬스기업.

이들은 실제 매출이 생기거나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 경우가 아닌 초기 단계로 법인 설립이나 상주 직원 없이 필요시 출장 형태로 방문해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싱가포르만의 비즈니스 에코 시스템의 혜택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게 된다. 법인 설립 시 중국에서는 외국계 회사의 법인 설립 요건이 까다로워 현지 업체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싱가포르에서는 단 1달러의 자본만 있으면 별도의 사무실이나 상주 인력이 없어도 된다.

특히 제약·바이오 분야의 경우 중국은 자국산업 보호를 이유로 허가받기가 어렵고 공장 등 인프라 투자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 반면, 싱가포르는 태생적인 로컬 기업이 많지 않아 초기 진입장벽이 낮다. 싱가포르 정부가 자국 인재 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낮은 법인세 등을 내세워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싱가포르 내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은 단순히 스타트업의 가치를 키워 기업공개(IPO)에 성공시키는 방식으로만 출구전략을 모색하지 않는다.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열려 있는 만큼 재무적 투자자(FI)에 머무르지 않고 사업의 확장성을 찾는 전략적 투자자(SI)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김 이사는 “골든이퀘이터 측과 기업별 지원방향과 전략을 세팅해 현재의 인큐베이팅 인프라 마련과 멤버십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맨데이트(위임) 계약과 직접 개별기업에 대한 투자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입주 기업들은 벌써부터 싱가포르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녹십자셀과 올릭스 등은 인프라 구축, 바이오인프라는 싱가포르 공공병원 등에 제품 수출 B2G, B2B 시장 개척과 글로벌 펀딩 등을 추진 중이다.

바이오인프라의 김유진 해외사업협력실장은 “중국과 러시아, 미국에서도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싱가포르야말로 FI와 SI를 동시에 찾을 수 있는 최적화된 비즈니스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더 높은 성과를 점치고 있다”고 기대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두 차례의 IR를 통해 실제 높은 비즈니스 기회를 체감하고 있으며 여러 곳과 투자 논의도 진행 중"이라며 "현지에서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효과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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