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파견을 계기로 북미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어 대북사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재계의 관심은 현대아산의 대북 관련 사업 재개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대북사업이 현실화할 경우 2008년 이후 10년 동안 이름만 유지했던 현대아산이 다시 기지개를 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아산의 핵심사업은 금강산 개발·관광, 남북경제협력사업이다. 그러나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 이후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됐다.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해금강호텔, 온정각, 부두시설 등은 현대아산의 자산이지만 몰수·동결 상태로 있다. 이로 인해 현대아산은 10년간 1조5000억 원이라는 누적 매출 손실을 입었다. 매출은 2007년 2555억 원에서 지난해 910억원으로 줄었다. 직원도 1100여명에서 150명선으로 줄었다. 주력 계열사이던 현대상선마저 채권단에 넘어가면서 그룹 외형이 급격히 줄었다. 여기에 개발·사업권자로 참여하던 개성공단마저 2016년 가동이 중단되면서 현대아산의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럼에도 현대아산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남북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현대그룹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 강조했다. 회사 측도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는 상황이 올 때까지 현대아산은 만반의 준비를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긴 기다림 끝에 남북관계에 파란불이 켜지면서 현대아산의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 일단 지주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연일 급등하며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아산의 지분 67.58%를 보유하고 있어 남북 정세의 영향을 받는다. 현대아산 측은 당국 간 결정이 내려지면 곧바로 대북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상의는 오는 19일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북한경제 전문가인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 이정철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 ‘포린폴리시’가 선정한 올해의 사상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 탈북자 출신인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학 박사 등이 참석한다. 이번 컨퍼런스는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인사들이 주도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한상의가 북방경제위 간사기관”이라면서 “북방경제위 관련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