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7)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15분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서울 논현동 자택을 나선 뒤 8분 만인 23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먼저 차량에서 내렸고, 이어 뒷좌석에 탄 이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마중나온 강진구 중앙지검 사무국장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감색 정장에 푸른색 넥타이 차림을 한 이 전 대통령은 평소와 다름없이 이마를 훤히 드러낸 정돈된 머리였다.
이 전 대통령이 노란색 포토라인을 손으로 가리키며 발걸음을 옮기자 강 국장이 정확한 자리를 안내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포토라인 섰는데 국민들께 한 말씀 해달라”는 기자의 말에 “할 거예요”라고 답한 뒤 미리 준비해 온 A4용지 한 장을 1분14초간 읽어 내려갔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17일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말문을 열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 도중 수차례 기침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은 매끄럽게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죄송하다”, “미안하다”며 사죄의 말을 남기고 중앙지검 현관 앞 계단으로 향했다. “국민들께 사과했는데 100억 대 뇌물혐의 부인하느냐”, “다스 누구 것으로 생각하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수사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한동훈(45ㆍ사법연수원 27기) 3차장 검사와 티타임을 가진 후 9시49분부터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