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들로,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비판하는 보수논객…백악관 신임 NEC 위원장으로 지명돼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CNBC 앵커로 활동 중인 커들로에게 위원장직을 제안했고, 커들로가 이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날 커들로는 “나는 트럼프를 20년간 인터뷰해왔다”며 “그와 함께 있는 것은 매우 편안하며 그와 일을 시작하는 것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나는 대통령에게 봉사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면 그것으로 나는 직책을 맡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돌적인 성격과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커들로는 트럼프와 닮은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제관도 비슷하다. 커들로가 기본적으로 자유무역 옹호론자이기는 하지만 미·중 간의 무역 불균형을 문제 삼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의 경제관과 일치하는 면모를 보였다. 이 때문에 커들로의 백악관 입성으로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통상 갈등에서 강경한 자세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커들로는 뉴욕연방준비은행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부국장을 지냈다. 1987년부터 1994년까지는 월가의 5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베어스턴스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캠프에서 비공식적인 경제 자문을 맡아 감세 정책 등을 조언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그는 자유무역 옹호론자로서 보호무역주의를 지지하는 트럼프와 큰 틀에서는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에도 반대했다. 이달 초 경제학자인 아서 래퍼, 스티븐 무어와 함께 칼럼을 공동 게재하며 그는 “고율 관세 부과는 역사적으로 항상 불행한 결말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게리 콘 전 NEC 위원장은 백악관 내에서 자유무역주의를 견지하다가 갈등을 빚고 끝내 사임했다. 이를 고려하면 콘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 자유무역론자인 커들러를 낙점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러나 커들로는 중국과의 무역 문제만큼은 트럼프와 일치하는 견해를 나타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트럼프 행정부의 지시에 따라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관련 조사를 하고 있는데 커들러는 이날 중국을 대상으로 한 지재권 제재에 대해 “필요한 조치”라고 공감했다. 그의 친구이기도 한 무어는 커들러가 일괄적인 관세보다는 맞춤식 관세를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즉 동맹국들을 포함한 일률 관세가 아닌 중국을 타겟으로 하는 관세 정책을 선보일 것이라는 의미다.
CNBC의 ‘매드머니’ 진행자 짐 크래머는 커들로가 임명되면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문제에서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크래머는 “커들로는 대통령 주변의 강경파들과 어울리기 위해 중국과의 갈등을 이어갈 것”이라며 “트럼프가 새로 짜는 내각은 ‘중국과의 전쟁’을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으로 보수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내정했다. 여기다 백악관 경제 수장도 커들러로 바뀌면서 미국 정부의 보수 강경 색채는 더욱 짙어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자인 자신과 자유무역론자인 커들로와의 이견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모든 생각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서로 조금씩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커들러는 강달러를 선호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달러를 ‘킹 달러’라고 표현하며 “금리를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고, 규제도 최소한으로 한다면 달러는 일정 가치를 유지할 것이고 미국 경제는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