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이하 CGCG)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당국과 법원에 의해 확인된 채용비리와 인사 개입에 김 회장의 책임이 인정된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의 3연임 여부는 오는 23일 주주충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CGCG는 16일 '하나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김정태 회장이 채용비리와 인사개입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연임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이 보고서는 채용비리 관련해 "금감원 조사결과 하나은행은 13건의 채용비리가 있었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라며 "김 회장은 하나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지주 회장인 만큼 채용비리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이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 특혜 승진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김 회장이 청와대와 금융위 지시를 받아 하나은행에 부당한 지시를 한 인사비리 문제가 있다" 며 "인사비리가 강요에 의한 것이라 해도, 회사 내부규정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인사를 진행, 회사 평판을 훼손한 책임이 작지않다"고 했다.
이어 CGCG "채용비리와 인사비리가 각각 금감원과 법원에서 확인된 만큼 이에 직간접적인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김 회장의 재선임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CGCG는 하나금융 노조가 제기한 의혹인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과 '하나은행과 사외이사·김 회장 아들 회사간 부당거래' 의혹에 대해선 반대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감원 조사결과 혐의없다고 결론이 났거나 법적인 징계를 받은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CGCG는 또 다른 주총 안건인 '윤성복 사외이사 선임건'에 대해서도 반대를 권고했다. 보고서는 "윤성복 후보는 경남고 출신으로 김정태 회장과 고교 2년 선후배 사이"라며 "지배주주와 같은 고등학교 졸업생의 경우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에 문제가 있어 윤 후보 선임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했다.
앞서 15일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도 각종 의혹과 사외이사 독립성 문제를 이유로 김 회장 3연임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같은 날, 외국인 주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 ISS는 실적 향상 등을 근거로 김 회장 연임에 찬성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