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운전 차질을 겪은 대우건설의 모로코 사피 화력발전소의 공사 진행률이 70%대로 떨어졌다.
20일 삼정회계법인이 작성한 대우건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9월 30일 계약해 공사에 돌입한 모로코 사피 화력발전소의 공사 진도율은 작년 말 기준 73.7%로 나타났다. 시운전 과정에서 총 9개의 열교환기 가운데 3개(7·8·9번)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공사가 지연된 영향이다. 회사 측에서 문제를 인지한 것은 올해 1월이고, 당초 진행률은 약 95% 수준이었다.
모로코 사피 화력발전소를 포함한 일부 현장의 공사기간(공기)이 늦어지면서 원가 투입 규모도 덩달아 증가했다. 모로코 사피 화력발전소의 계약 공사기한은 오는 7월 31일까지였으나, 열교환기 교체로 준공 시기가 최대 10개월(내년 5월) 가량 지연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왔다.
작년 말 기준 대우건설의 총계약원가 변동액은 4220억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총계약원가는 인계 지연, 시운전 사고 및 잦은 설계변경 사유로 인해 공기가 연장하면서 직간접 비용이 늘어난 원가를 반영한 계정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19개 해외현장과 29개 국내 현장을 운영 중이다. 사업 분야별 총계약원가 변동액을 보면 토목에서 3866억8800만 원, 플랜트에서 1567억8100만 원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가 증가에는 준공 시기가 작년 말에서 올해 5월로 늦춰진 카타르 고속도로 공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우건설은 모로코 현장을 포함해 회사 귀책사유로 완공시기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현장과 관련해 3068억2600만 원의 지연배상금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모로코 사피 화력발전소의 총공사비는 1조9819억 원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확정기성액이 1조7794억 원, 수금완료 기성액이 1조7466억 원이라고 밝혔다. 도급잔액은 2025억 원, 미수금은 328억 원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추가 부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 한영회계법인과 해외현장 전수조사에 나선다. 대우건설의 지정감사는 삼정회계법인이지만, 지정감사가 동행하면 조사가 소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외부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제3의 기관인 한영회계법인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회계법인은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호반건설에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할 당시 회계자문사로 참여한 곳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모로코 사피 화력발전소의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