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5일 오전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의 회동에서 "금융권 경영진단평가를 할 때 고용에 있어서 젠더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반드시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금감원에서 가진 회동 자리에서 "최근 하나은행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성별 채용비율을 정해놓고 합격점수를 남녀 달리해 여성을 대거 서류전형에서 떨어뜨린 사실"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2일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남성 특혜 채용 2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3년 하반기 채용에서 하나은행은 서류전형 합격자를 남녀 4:1비율로 사전에 계획했다. 이에 2013년 하반기 서류전형에서 여성커트라인은 467점인 반면, 남성은 419점으로 여성이 48점 더 높았다.
김 원장은 이런 성차별 채용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사항이지만 금감원은 개별사안이 아니면 이 자체로 징계를 할 수 있는 감독규정이 없다"며 "장관님께서 관련부처들과 협의해 주시면 금감원으로서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국민은행, 하나은행 채용비리에서 드러나듯이, 점수 조작 등에 대해 여성계는 경악하면서 굉장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장관은 "하나은행, 국민은행이 터졌지만 금융기관 채용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며 "실태조사와 그 결과에 따른 지도감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하나은행을 비롯한 다수의 시중은행이 매년 남녀 채용 인원을 다르게 정하고 커트라인을 차등 적용해 여성을 차별해 왔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2016년 신규 채용 임직원 가운데 여성 비중이 하나은행은 18.2%에 그쳤고, A은행 37.4%, B은행 38.8%, C은행 35% 등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