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여행을 다니고자 두 살 딸을 집에 홀로 방치해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30대 여성에게 징역 9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중형을 피하려고 1심 때부터 "범행 당시 산후우울증과 불면증, 알코올 의존증으로 인해 심신이 미약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인은 딸 사망 5개월 전부터 남성 두 명과 이중으로 교제 관계를 유지한 점 등에 비춰 산후우울증 등으로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는 2016년 3월부터 2017년 4월까지 9차례에 걸쳐 어린 딸은 집에 홀로 방치해 영양실조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나흘 동안 외박하거나 남자친구와 여행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당시 생후 25개월이었던 A 씨의 딸은 신장 78cm에 체중 6.5kg으로 또래 아이들보다 신체발육·발달 단계가 매우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2015년 3월 딸을 출산하고도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혼자 키워온 것으로 확인됐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120시간을 명했다. 하지만 2심은 "엄중한 처벌을 통해 사회 전체에 경각심을 일으키고 유사범죄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라며 징역 6년이 가볍다고 판단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심이 정한 형량이 옳다고 보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