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댓글조작 혐의로 A(필명 '드루킹') 씨가 구속된 가운데 그가 만든 '경제적 공진화 모임(이하 경공모)' 회원은 "드루킹이 우리 사이에선 최고권력자"라며 "여전히 그를 추종하는 500여 명이 채팅방으로 선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공모 회원 B 씨는 16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경공모와 관련해 "애초에 목적은 경제적 민주화를 지지하고 연구하는 모임이었다. 이 모임은 그 외에도 정치적인 부분, 철학적인 부분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B 씨는 "회원 수가 2500명까지 이르렀는데 500명가량은 오프라인 모임에도 꾸준히 나올 정도로 열성적"이라며 "오프라인 모임에선 드루킹의 정치 현황 강의가 주로 이뤄졌다. 가끔씩 명사들 초청 강연도 있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드루킹은 정치 현황에 대해 일반인들 시각에서 알기 쉽게 풀어주는 강의를 했다.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든 정치인들을 자주 만나는 듯한 그런 이야기를 하면 호감이 많이 가고 그랬다"라며 "이 밖에 동양철학 또는 우주사상의 강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주철학의 강의가 들을 때 일반인들은 좀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좀 들어보면 쉽게 빠져들고 흥미를 끌게 하더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드루킹은 이런 강의에서) 우리 조직이 결국은 과거로부터 예언서에 등장을 하고 있고 성공을 한다는 내용을 사람들에게 제시를 한다"라며 "설사 우주철학 이런 것들이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치 성향이라든지 경제 민주화 문제 이런 문제를 언급하다보면 교집합이 이뤄져 조직이 잘 굴러가더라"라고 덧붙였다.
경공모의 구조와 운영에 대해서도 B 씨는 전했다. 그는 "경공모 내 등급이 높은 회원들은 드루킹에게 추장님이라고 불렀다"라며 "경공모 회원들은 노비부터 우주까지 5등급으로 구분돼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드루킹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A 씨는 다른 민주당원 2명과 함께 올해 1월 17일 밤 자동화프로그램 '매크로'를 사용해 네이버 기사 댓글 2개에 600여차례씩 '공감'을 누른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B 씨는 "경공모 모임 차원의 댓글작업은 대선 때 전후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라며 "문제가 된 매크로를 쓰느냐 마느냐에 대해서는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라졌다. 자발적으로 일부 소수 회원이 드루킹에게 자신의 아이디를 주면서 매크로 올리는 데 동의했다. 그런 부분들은 아마도 선거 후에 욕심이 있으신 분들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B 씨는 "경공모 카페는 공식적으로는 다 폐쇄가 됐고, 활동이 많은 500여 명만 채팅방으로 선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내부에선 여전히 '우리는 비밀결사 조직이다. 조직 내의 배신자는 끝까지 쫓는다'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가 되고 있다. 그래서 내부에서 제보나 증언을 하고 싶어도 용기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