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22일 대한항공에 대해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밝히며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했다.
조현민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논란이 오너 일가의 상습 갑질 논란에서 해외 명품 밀반입 혐의 등 각종 불법·비리 의혹으로까지 확대되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조 회장의 사태 수습 노력에도 논란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직에 조양호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를 선임했기 때문이다.
석태수 대표는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대한항공 경영기획팀장, 경영기획 실장, 미주지역 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석 대표는 한진해운 대표이자 법정관리인으로 조 회장을 대신해 한진해운의 마무리 작업을 총괄했다.
석 대표가 대한항공 부회장을 맡을 경우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의 진성성이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석 사장의 부임 소식에 대한항공 일부 직원들은 "석 대표는 조 양호 회장의 최측근"이라며 "그가 전문경영인으로서 실제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대한항공 직원 9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도 "석태수 불가 성명서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한진그룹 오너 일가 비리와 관련해 경찰과 국토부, 관세청 등 정부 당국은 현재 조사에 착수했으며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