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세먼지 해결 방법은 ‘자동차보다 비싼 번호판’

입력 2018-04-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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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번호판 당첨 확률 0.2%에 불과…전기자동차 번호판은 경쟁률 4대1

▲독일 자동차기업 BMW의 전기자동차 iX3의 콘셉트카가 2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모터쇼에서 세계최초로 공개됐다. 중국 정부는 전기자동차 구매 촉진을 위해 번호판 할당제를 활용하고 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중국에서 자동차 번호판 거래가격이 자동차 가격보다 높은 웃지 못할 풍경이 연출됐다. 미세먼지를 줄이고 신에너지 차량을 활성화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 때문이라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2011년 자동차 번호판 할당제를 도입했다. 자동차를 사려면 번호판이 있어야 하는데, 매년 번호판 발행량에 제한을 둔 것이다. 시마다 번호판 발행량과 교부 방식이 다르다. 베이징시는 격월로 진행되는 자동차 번호판 추첨에 1인당 1년에 6차례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갈수록 발행량이 줄어들어 지난해 베이징교통국은 9만 개의 번호판을 발급했지만, 올해는 그 절반도 못 미치는 3만8000 개에 불과하다. 그 결과 번호판 당첨확률은 2011년 2월 6%에서 올해 2월에는 0.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추첨이 공정한 것만은 아니다. 2015년에는 베이징교통국 관리국장이 뇌물을 받고 추첨을 조작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40만 위안(약 4억596만 원)가량의 뇌물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베이징 시민들이 여전히 번호판 추첨 과정을 믿지 못한다고 전했다.

상하이시도 번호판 할당제를 시행하지만, 추첨 대신 온라인 경매를 통해 번호판을 내준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경매에서는 약 21만7000 명이 9855개의 번호판을 두고 경쟁했다. 평균 낙찰가는 8만8176위안으로, 중국 내에서 생산한 자동차 가격보다 번호판 가격이 높았다. 지난해 상하이시는 시 전체 수입의 2% 정도인 20억 위안을 번호판 경매에서 벌어들였다. 경매가 과열 양상을 보이자 번호판을 사고파는 암시장도 형성돼 평균 낙찰가가 3년 만에 3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광저우시는 추첨과 경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두 방식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2012년부터 광저우교통국이 번호판 일부는 추첨을, 일부는 경매를 통해 내주자 선전, 항저우, 톈진 등 다른 도시들도 잇따라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하이브리드 모델은 당첨 확률을 크게 높이지도 못한 데다 경매 가격을 낮추지도 못했다. 지난달 광저우의 번호판 당첨 확률은 0.8%에 불과했고, 지난해 12월 선전에서는 번호판 한 개에 역대 최고가인 9만5100 위안을 기록했다.

자동차 번호판 얻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데에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정부는 디젤 차량의 번호판 발급량을 줄이는 한편 신에너지 차량의 전용 번호판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전기자동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통행 제한을 해제한 데 이어 번호판 발행으로 신에너지 차량에 특혜를 주려는 계획이다. 신에너지 차량 번호판은 추첨이나 경매가 아닌 선착순으로 교부돼 번호판 1개당 4명이 경쟁하는 등 발급받기가 훨씬 쉽다. 정부 관계자는 “전용 번호판 발급은 관리와 식별을 쉽게 만드는 동시에 신에너지 차량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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