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악재 불가피하나 상폐 가능성 낮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 위반으로 사면초가에 몰리면서 향후 주가 방향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야말로 ‘핫’한 바이오 종목 중 하나였다. 하지만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약 1년간의 특별감리를 완료하고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튿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에 나섰지만, 주가 흐름을 역전시키진 못했다. 2일 17% 넘게 급락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4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증권업계에서는 당분간 부정적인 주가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되면,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다”면서 “회계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어가면 상장심사 대상에 들어가 거래가 정지될 수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이슈는 중대한 사안으로 충분한 의견 교환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당분간 주가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베스트(Best) 시나리오는 올해 상반기 금감원 및 금융위 단계에서 최종 결정 후, 회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제재를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반면, 워스트(Worst) 시나리오는 분식회계에 대한 최종 결정 및 행정소송 등 해결이 늦춰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회계처리 위반 혐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주가 역시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당초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소명 기회를 주고,10일 금융위 감리위원회(감리위)에 해당 안건이 상정되면, 이후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서 회계기준 위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해당 안건의 감리위 상정이 17일로 정해지면서 금융 당국의 결론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로서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상장폐지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계처리 위반이 인정될 경우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될 수 있지만, 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기타 공익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100% 상장폐지로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의 주가 하락세는 과도해 회계 위반 이슈가 해소되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특히 의약품위탁생산(CMO) 업황 호조와 지난해 말 준공된 3공장에 대한 기대감이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올해 말 가동이 시작될 3공장은 8000억~9000억 원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현재까지 약 180억 원을 수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