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확충하며 자산관리(WM)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증권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해외주식 영업망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국내 최초로 중국인 프라이빗뱅커(PB)를 영입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등, 고객과 눈높이 맞추기에 한창이다.
KB증권은 최근 해외주식 영업망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주식 중개 및 위탁매매 시장이 포화 상태로 접어들면서 새 먹거리로 꼽히는 해외주식 중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한 것이 중국과 미국, 일본 등 해외지역에 특화된 전문 PB들이다.
이의 일환으로 KB증권은 1년여 전 증권업계 최초로 중국동포(조선족) 출신의 PB를 전격 스카우트했다. KB증권 내 최대 복합점포인 대치지점의 김철 PB는 일명 ‘중국 전문 PB’로 통하고 있다. 중국어와 한국어에 능통한 김철 PB는 국내 조선족 출신의 사업가나 중국인 큰손을 유치하는 데 단연 유리하다. 또한 특유의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투자권유 대행인을 육성해 영업망을 확대고 있다. 김철 PB를 포함한 해외 전문 PB는 총 2명이다. 김용직 KB증권 대치지점장은 “작년 말부터 VVIP 고객들을 중심으로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며 “해외에 전문성을 갖춘 PB를 육성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KB증권 대치지점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점포 특성에 맞게 고객들에게 다양한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해외주식 세미나와 함께 고액자산가를 위한 ‘절세 팁’ 세무 강의를 병행한다. 대치지점에는 34명에 달하는 PB 직원을 포함, 총 5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KB증권 지점들 중 유일하게 전담 세무사도 상시 근무 중이다.
은행·증권 통합점포는 KB증권이 통합법인 출범 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 온 방안이다. 단 한 번만의 방문으로도 고객에게 다양한 금융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기존 예적금 상품에 치우쳤던 은행 상품에 주식 랩,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더해 WM 고객의 선택지를 다변화했다.
작년 말 기준 현재 전국 120곳에 달하는 복합점포는 크게 PB가 상주하는 PB센터, 지점, 라운지 등 3가지 모델로 구성된다. 이 중 은행·증권 복합점포는 50곳으로 올해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윤경은 KB증권 사장 역시 연초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15곳의 복합점포를 연내 추가로 개점해 전체 지점 중 과반수 이상을 채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은행·증권 복합점포 확충 바람은 WM부문 실적으로도 입증됐다. 작년 한 해 동안 위탁영업·자산관리 부문에서 벌어들인 개별 영업이익은 69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209억 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867억 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