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금통위 만장일치 동결에 무게, 금리인상 시기는 올 4분기될 듯..커브스팁 지속
17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에 채권시장은 화들짝 놀랐다.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있고 다음번 금통위가 열리는 7월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5월 만장일치 동결과 함께 금리인상 시기도 7월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고 봤다.
앞서 이 총재는 임지원 신임 금통위원 임명장 전달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특히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고용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월 취업자는 전년 같은기간보다 12만3000명 증가에 그쳐 석달연속 10만명대 초반의 취업자수 증가를 기록했다.
또 이달 금통위가 24일 열린다는 점에서 17일은 마침 한은 내부적으로 묵언기간에 들어가는 시기다. 묵언기간이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금통위) 1주일 전부터는 한은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이를 시사할 수 있는 금융·경제에 관한 사항에 대해 언급을 피한다는 규정이다. 한은 총재와 금통위원은 물론 한은 임직원 모두에 해당한다.
이같은 이유로 이 총재의 언급은 사실상 작심발언일 수밖에 없다. 이는 이달초인 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가진 기자회견이 보도된 후 형성된 채권시장 컨센서스를 되돌릴 필요가 있다고 본 의중일 수 있다.
이 총재의 17일 발언과 4일 발언은 일견 전면 배치되는 듯하다. 당시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는 올려야 한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론적 차원의 언급을 언론과 시장이 과도하게 받아드린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 한은은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보도해명자료를 내고 “기존의 일반적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급된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보도해명자료가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이 총재 스스로 결자해지를 한 셈이다.
이달 금통위는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또 금리인상 시기도 올 4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이다(▷[김남현의 채권썰] 5월 금통위 소수의견? 글쎄…, 5월14일자, ▷[김남현의 채권 왈가왈부] 낮은 물가에 꺾인 심리, 한은 4분기 한번 인상, 4월9일자 기사 참조).
18일 채권시장은 일드커브 스티프닝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단기구간에서는 이 총재 언급의 여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장기구간에서는 밤사이 미국채가 약했고, 다음주 21일 8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20년물 입찰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