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의 티타임]금리상승기 채권형펀드 투자전략

입력 2018-05-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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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조 NH농협은행 WM연금부 차장

▲NH농협은행 WM연금부 조한조 차장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50%로 0.25%p 인상했다. 이후 이번달까지 기준금리는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대표적 시장금리인 국고 3년 금리의 경우 지난해 6월에 1.62%에 거래됐는데 최근에는 2.30% 수준까지 큰 폭 상승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가 크게 상승한 이유는 미국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해외발 금리상승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경기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이에 시중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형 펀드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금리가 상승하건 하락하건 본인이 채권을 좋아하면 계속 동일한 비중으로 동일한 채권형 펀드에 투자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투자해서 이익을 확대하거나 손실을 줄이는 방법을 택해야 하는 것일까?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결국 채권가격이 하락한다는 이야기와 동일하다. 그렇다면 금리 상승기에는 일단 채권형 펀드 투자 비중을 과거보다 줄여서 전망이 좋은 다른 자산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국내 주식시장의 전망이 긍정적이라면 채권형 펀드 비중을 일부 줄여서 그 비중을 국내 주식형 펀드로 옮기는 작업을 먼저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 해야 할 작업은 금리 상승기에도 안전한 채권형 펀드를 찾는 것이다. 금리가 상승한다고 해서 채권 비중을 0%로 줄일 수도 없거니와 투자자 성향에 따라서는 안정적인 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리 상승기에 투자할 만한 채권형 펀드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만기가 짧은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단기채권형 펀드가 가장 첫 번째 대안으로 떠오른다. 금리가 상승한다고 해서 모든 채권이 동일하게 가격이 하락하지는 않는다. 만기가 긴 채권은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가격 변화율이 큰 반면, 만기가 짧은 채권은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가격 변화율이 크지 않다. 결국 만기가 짧은 채권에 투자하는 단기채권형 펀드는 금리가 상승한다고 해도 가격이 별로 하락하지 않기 때문에 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 정도만을 기대한다면 단기채권형 펀드가 좋은 대안이다. 실제로 만기가 6개월 미만인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초단기 채권펀드형 펀드의 경우 올해 유입된 자금을 펀드평가사 제로인 자료로 살펴보면 2조 6000억 원이 넘는다. 시중 자금은 이미 금리 상승기를 대비해서 자금 이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회사채와 같이 이자수익이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 이자수익이 높은 채권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높은 이자수익으로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자수익이 국채보다 높은 회사채 펀드나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 등은 금리 상승기에 좋은 투자 대상이다. 결국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수익이 조금이라도 많은 채권을 찾아서 투자하는 것이 투자의 정석이다.

뱅크론(Bank Loan) 펀드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뱅크론은 레버리지론(Leveraged Loan)이라고도 하는데 은행 등 금융기관이 투자등급 미만의 기업에 자금을 대출하고 이자를 받는 담보대출 채권을 의미한다. 여기서 투자등급 미만이란 국제신용평가 회사인 S&P 기준으로 BBB- 이하의 신용등급을 지칭한다. 뱅크론은 대출하고 이자를 받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수입이자가 점진적으로 상승한다. 왜냐하면 수입이자가 고정금리가 아니라 시장금리에 연동해서 변하는 변동금리이기 때문이다.

다만 뱅크론의 경우 지난해에 기업들이 이미 금리를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고, 수입이자가 시중금리 상승에 연동해서 바로바로 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조정되기 때문에 중위험·중수익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올해에는 한국과 미국 간 채권시장 환경의 차이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저물가와 장기화되는 고용환경 악화 등으로 미국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한미 간 금리역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동일한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릴 여지가 없어 보인다. 때문에 한국은 3분기 중 1회 금리 인상이 가능해 보이지만 이후에는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미국은 실업률이 완전고용에 가까울 정도로 낮고, 물가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기본 시나리오는 3회지만 일부에서는 4회의 금리인상도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한국과 미국 간 채권시장 환경 차이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한국 금리도 동반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한국의 경우 금리 상승폭은 미국보다 작겠지만 하반기에도 글로벌 금리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채권형 펀드는 여전히 금리 상승에 대비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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