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소비ㆍ서비스업 부진, 설비투자 증가세 둔화"

최근 우리 경제가 내수 증가세의 점진적인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대체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7일 발표한 ‘6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관련 서비스업생산 개선이 지연되고 설비투자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는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전월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내수 증가세 둔화를 완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4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0.6% 감소에서 2.0% 증가(전년 동월 대비)로 전환됐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5.6%)와 통신·방송장비(-29.9%) 등에서 부진이 지속됐으나 반도체가 큰 폭으로 증가(26.6%)하면서 전월 –4.0% 감소에서 0.9% 증가로 전환됐다. 서비스업생산은 금융·보험업(8.2%)을 중심으로 전월 2.3% 대비 소폭 개선된 증가율(2.6%)을 기록했다.

다만 4월 제조업 출하는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재고율도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제조업 출하의 경우 내수출하(-1.2%)와 수출출하(-2.2%)가 모두 하락세를 이어갔고, 재고율은 113.4%로 전월(114.1%)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유사한 99.7을 기록하며 여전히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다. 선행지수도 개선 속도가 둔화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순환변동치가 기준치인 100.0을 기록했다.

소비는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5.3%를 기록하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서비스소비와 관련이 높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개선 흐름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 도소매업은 1.1% 증가하며 전월(3.3%)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고, 숙박·음식점업은 –1.8% 감소했다. 단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에 비해 0.8포인트 상승한 107.9를 기록, 기준치(100)를 상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운송장비도 감소로 전환되며 증가세가 비교적 빠르게 둔화하는 모습이다. 4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의 증가(3.1%)에도 불구하고 운송장비가 큰 폭으로 감소(-6.5%)하면서 전년 동원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4월 특수산업용기계 수주액 증가폭이 축소(8.2%→5.3%)되고,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과 기계류 수입액(속보치)이 감소(-3.2%) 전환되는 등 설비투자 관련 선행지표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건설투자도 건설기성이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도 감소하고 있어 건설투자의 둔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수출은 선박이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5월 기준으로는 반도체(44.5%), 석유화학(26.8%) 및 석유제품(37.6%)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3.5%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56억4000만 달러) 대비 11억1000만 달러 증가한 67억5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소비재 수출대전에서 국내 참가기업과 해외 바이어가 1:1 수출상담을 하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