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철도협력기구 가입…남북관계 훈풍 타고 ‘유라시아 철도길’ 활짝

입력 2018-06-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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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대륙 철도망 협의체 가입 추진 3년 만에 ‘北 찬성표’

한반도종단철도 연결되면 비용 절감·물동량 증가 효과

기차를 타고 유럽까지 가는 일이 머지않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3년간 반대해오던 북한이 찬성하면서 우리나라가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국이 됐다. 이에 따라 남북철도를 유라시아철도망과 연결하는 방안이 점차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제46차 OSJD 장관회의에서 대한민국의 가입 안건이 만장일치로 의결돼 OSJD의 정회원국이 됐다.

OSJD는 유럽~아시아 간 국제철도 운행을 위해 창설된 국제기구로, 국제철도운송협정을 관장하고 국제운송표준 원칙을 수립한다. 1956년 6월 러시아(옛소련), 중국, 몽골, 북한 등 12개 국가 간 화물운송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창설됐고 현재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GR) 등 유라시아 횡단철도가 지나가는 모든 국가가 참여해 총 28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우리 정부는 유라시아 대륙철도망과의 연계 강화를 위해 2015년 이후 가입을 추진해왔고 지난해 12월 출범한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철도, 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 등 북방경제협력을 위한 9개의 다리를 구체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2021년까지 OSJD 가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가입조건으로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을 요구하는 OSJD의 정관규정 때문에 그 시도가 번번이 무산됐다는 점이다. 다른 회원국들은 모두 찬성했으나 북한이 반대했고 중국은 기권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러나 이번 OSJD 장관회의는 두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기존 태도가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개최돼 우호적인 분위기가 기대됐다.

본회의에 참석한 한국 대표단장인 손명수 철도국장은 북한, 중국 등 회원국 대표단을 개별적으로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손 국장은 의제 상정에 앞서 공식 연설을 통해 회원국에 한국 가입안 지지를 요청했고 북한도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 가입이 최종 결정됐다. 회의에 참석한 장혁 북한 철도상은 “남북 간 수뇌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그간 반대했지만 이제 한반도에 새 변화의 물결이 시작된 만큼 남조선의 가입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번 가입으로 우리나라는 OSJD가 관장하고 있는 국제철도화물운송협약(SMGS), 국제철도여객운송협약(SMPS) 등 유라시아 철도 이용에 있어서 중요한 협약들을 타 회원국들과 체결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된다. 또 화물 운송 통관절차에서도 회원국 사이에는 우대받을 수 있어 향후 유라시아 철도를 활용한 물동량 증가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남북 경협 등을 통해 한반도종단철도(TKR)를 TSR, TCR, TMGR 등과 연결하는 작업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한반도신경제지도를 통해 남북 철도를 대륙철도로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회원 가입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동시에 한반도와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이윤상 국토부 철도정책과장은 “우리나라 철도의 유라시아 철도망과의 연계를 위한 국제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남북경협 등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OSJD 가입의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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