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3층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는 비어 있는 기표소가 거의 없었다. 열차 승객뿐 아니라 근처에 일을 보러 왔다가 투표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서울역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최 모(48) 씨는 선거 당일 여행을 가기 위해 일부러 이날 시간을 냈다고 했다. 최 씨는 “시장, 시의원 덕에 동네 거리가 깨끗해졌다"라며 “주민의 피부에 와닿는 만드는 것은 국회의원보다 시장, 시의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투표용지가 많아 고민되지 않았느냐고 묻자 "공약집을 꼼꼼히 읽고 왔다"고 답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젊은 유권자가 많았다. 성균관대, 한성대 등 대학교가 가깝기 때문이다. 김 모(21) 씨는 투표소 앞에서 후보 공보물을 펴놓고 훝어보면서 "지나가다 투표소가 있는 걸 보고 들어왔다. 전과와 병역을 보고 투표하겠다"라고 말했다.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도 있었다. 올해 투표권을 갖게 됐다는 윤주희(19) 씨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 윤 씨는 “시의원이나 구의원은 유세를 봐야 알 텐데 외지에 살다 보니 그러지 못했다. 투표용지가 7장이나 된다는데 이렇게 투표를 해도 되나 싶다. 첫 투표라 어렵다”고 했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혜화동이 속한 종로구의 사전투표율은 3.87%였다. 작년 대선 첫 사전투표일 종로구의 같은 시각 투표율은 4.29%다. 이날 전국의 사전투표율도 3.71%로 지난 대선 때(4.64%)보다 낮았다. 혜화동 투표소 관계자는 “사전투표율이 높을 줄 알고 투표용지 발급기를 많이 준비했는데 지난 대선에 못 미친다.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1동 투표소는 장년층의 발길이 몰렸다. 투표소 관계자는 “아침부터 어르신이 많이 찾는다. 아침부터 앉아 있을 새가 없다. 내일은 더 붐빌 것 같다”고 전했다.
상계1동에서는 국회의원 재선거가 지방선거와 같이 치러진다. 이 지역 유권자가 받는 투표용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리지 않는 지역보다 많다. 투표를 마친 김 모(61) 씨는 “후보가 많아 고민되긴 했는데 공약을 보고 뽑을 후보를 골랐다”고 말했다. 조성진(48) 씨는 “공보물도 많아 후보를 제대로 검증하기 어려웠다”면서도 “미리 투표하니 홀가분하고 좋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많은 유권자들은 정당을 투표 기준으로 삼았다고 답했다. “당이 중요하다. 개인은 별 영향력이 없다. 국가 경제를 뒷받침할 당을 뽑았다”라는 유권자도 있었고 “정부를 견제를 할 정당을 뽑았다. 야당이 잘 한다기보다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라는 유권자도 만날 수 있었다. 일부 유권자는 “당 정책은 다 거기서 거기다. 인물을 보고 투표했다”고 답했다.
아직 사전 투표에 익숙지 않은 유권자들도 있었다. 다른 지역 주민도 투표할 수 있냐고 투표 안내원에게 물어보는가하면 신분증을 챙겨오지 않아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도 있었다. 사전 투표 기간에는 신분증을 지참하고 있으면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 이날부터 이틀간 실시되는 사전투표는 9일 저녁 6시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