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는 여전히 반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보편요금제 도입 근거 마련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22일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보편요금제는 국민이 적정요금으로 기본적인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저렴한 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음성 200분·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현재 월 3만원 대에서 2만원 대로 낮춰 출시하는 게 골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그동안 통신사들의 경쟁이 고가요금제에만 치중돼 상대적으로 저가요금제의 혜택이 늘지 않는 등 가격 왜곡과 이용자 차별이 심화했다"며 "통신 이용량 증가가 통신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완화하고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통사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이미 정부가 시행한 통신비 인하 대책으로 인해 수익이 악화됐는데 보편요금제까지 도입될 경우 5G 상용화를 앞두고 수익이 한층 더 악화돼 정상적인 투자를 가로막는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지난해 휴대전화 요금할인을 종전 20%에서 25%로 확대하고, 올해 초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 저소득층의 요금을 월 1만1000원 추가 감면하는 등 통신비 인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통신비 할인 정책을 계속 내놓고 있는데 보편요금제 도입은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이라며 "사업자 간 자율적 경쟁을 통한 통신비 인하가 건강한 시장경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통 3사는 올해 초부터 대대적인 요금제 개편을 통해 통신비를 인하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2월, 속도·용량 제한 없는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KT도 지난달 4만 원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포함한 LTE 요금제 4종을 출시하고 로밍 요금제를 개편했다. 특정 계층이 아닌 일반 소비자 대상의 신규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인 것은 2015년 5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선보인 이후 3년 만이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이달 말 기자간담회를 열고 요금제 개편을 발표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미 로밍요금제 초당과금, 멤버십 혜택 한도 폐지 등 소비자 혜택 확대라는 틀에서 요금제 혜택을 늘리고 있다"며 "연초 박정호 사장이 강조한 것처럼 고객가치 혁신에 초점을 맞춰 혜택을 늘리는 쪽으로 이달 말 요금제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