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 대상 매도로 볼 수 없어"
MBK파트너스가 코웨이홀딩스 주식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한 것과 관련해 웅진그룹이 계약 위반이라며 소송을 냈으나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블록딜이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매도가 아니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고법 민사21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21일 웅진그룹이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낸 26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웅진그룹은 2013년 1월 코웨이 지분 30.9%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았다.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5월 웅진그룹에 사전 통지하지 않고 코웨이 지분 약 5%(3800억여 원)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당시 주당 매각가는 9만8000원 선으로 거래 직전 종가인 주당 10만5000원에 비해 7% 정도 할인된 가격이었다.
웅진그룹은 MBK파트너스가 우선매수권을 무시하고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각해 260억여 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매각 당시 계약서에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지 아니한 장내 매도의 경우는 예외’라고 적시해 이 경우 웅진그룹에 주식 매도 계획을 알리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했다. 웅진그룹 측은 블록딜이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매도이기 때문에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매각은 수요예측(Book Buildingㆍ북빌딩) 방식으로 진행됐고 매각을 위탁받은 골드만삭스는 정규시간 이후 전 세계에 있는 불특정 다수의 기관투자자에게 매도 희망 가격을 제기하는 등 매수를 권유했다”며 “그들 중 매수 의향을 밝힌 일부 투자자들로 매수인단을 모집해 최종 매도가격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골드만삭스는 코웨이 주식의 매수인을 모집하지 못하면 그 물량을 직접 인수하기로 약정했다”며 “이는 MBK파트너스가 매수인을 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웅진그룹이 법정관리를 받을 당시 코웨이를 약 1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코웨이 재매입 의사를 밝혔으나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매각을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