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신동방정책과 신북방정책, 최적의 실질 협력 파트너”
대한민국 정상으로는 19년 만에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 대궁전에서 가진 확대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한·러 간 실질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했다.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한·러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보다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첫 모스크바 방문을 환영하면서 “한국의 신북방정책과 러시아의 극동·시베리아 개발 정책 간 연계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교류 100만 명’ 목표 달성을 위해 △혁신플랫폼 구축, 첨단과학기술 및 ICT 분야 협력 등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충 △9개 다리 분야를 중심으로 한 유라시아·극동 개발 협력 △보건·의료 협력 등을 통한 국민복지 증진 및 문화·체육 분야 교류기반 강화 등 양 국민 모두에게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성과를 도출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양 정상은 러시아를 포함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과 경제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자 우선 한·러 간 서비스·투자 분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위한 국내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7월 9일부터 12일까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산업박람회인 ‘이노프롬’에 한국이 파트너 국가로 참여하기로 해 양국 산업·투자와 혁신기술 분야의 협력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기대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 정상은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0년을 ‘한·러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양 국민 간 상호 이해 제고와 교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기념행사들을 준비하도록 ‘2020 수교 30주년 기념준비위원회’를 공동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2020년 개최되는 제9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는데 합의했다.
양 정상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 최근 한반도에서의 긍정적인 상황 변화에 대해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나아가 유라시아 공동번영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로서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항구적 평화·안정을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양 정상은 최근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긍정적인 상황 변화가 남·북·러 3각협력 사업 추진 여건 조성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관련 사업 추진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에 따른 국제적 여건이 조성될 경우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추진이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현 단계에서는 준비 작업으로 우선 한·러 유관 기관 간 철도, 전력망, 가스관 연결의 경제적·기술적 사항 등에 대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2014~15년 3차례 시범사업을 진행한 바 있는 나진·하산 물류사업의 재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여건 조성을 보아가며 향후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정상회담 종료 후에는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러 혁신기술 협력 플랫폼 마련 △양국 지방협력 포럼 설립 △양국 전력계통 연계 협력 강화 △수교 30주년 기념 상호교류의 해 지정 등 4건의 기관 간 약정(MOU) 서명식이 열렸다.
서명식 후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를 설명하는 ‘공동언론발표’ 시간을 갖고, 양국 간 협력 방향을 제시하는 ‘한·러 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크렘린 대궁전 게오르기예프스키 홀에서 문 대통령 내외를 위한 공식환영식을 개최했다.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 내외에게 최고의 예의를 표하기 위한 이 행사는 △양국 정상 간 인사 교환 △양국 국가 연주 △의장대 사열 △양국 수행원과의 인사 교환의 순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