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리스트 황교익 씨가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훈장 추서에 대해 "민주공화정의 국가 운영 틀을 훼손시킨 사람에게 훈장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익 씨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자신의 SNS의 글과 관련해 "언론에서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평가라기 보단 미화되는 느낌을 받아 작성했다"고 말했다.
황교익 씨는 "정치 행위를 한 것에 대한 죽음 앞에서는 오히려 더 좀 냉정한 그런 평가의 말들이 있어야 된다"며 "어떻게 5.16 군사 쿠데타 세력에 대해서도 미화하고 하는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 좀 시민의 입장에서는 보기가 듣기가 아주 거북했다"고 SNS에 글을 올릴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김종필 전 총리에게 추서된 무궁화장과 관련해 황교익 씨는 "김종필 전 총리가 가지고 있는 정치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쿠데타 세력의 일부였다"며 "자신의 입으로 스스로 주역이라 말하고, 박정희는 그냥 얼굴마담이었다고 했던 사람에게 훈장을 수여한다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전날 해당 방송에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인터뷰에서 "우리는 영웅으로 추대해 주는 것에 인색하다. 공과에서 공에 인색한 정서가 있다"며 "반대하기 전에 본인들의 인생은 어떤지 돌아보자"고 주장한 바 있다.
황교익 씨는 이를 언급하며 "공과 과 이렇게 따진다고 그러면 전두환의 공 뭐 없겠습니까? 따지고 보면 있겠죠. 어딘가 나오겠죠"라고 꼬집었다. 또 황교익 씨는 "반대하기 전에 인생을 돌아보라는 말은 무슨 철학자입니까? 분별력을 잃은 말이다"며 "정치적 의견을 내는 시민에게 삶을 돌아보라니 아직까지 유신시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황교익 씨는 다시 한번 김종필 전 총리의 훈장 추서에 반대하며 "국무총리를 하게 되면 당연히 훈장이 수여되게 만들어놓은 훈장 나눠 먹기 같다"며 "시민들의 뜻이 반영될 수 있는 그런 훈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정부는 23일 별세한 김종필 전 총리에게 국가원수가 아닌 일반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