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유전서비스 정리…항공·전력·재생에너지 3대분야로 좁혀 위기 타개 전략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GE는 우선 헬스케어 사업을 분사하고 유전 서비스업체인 베이커휴즈 지분도 매각하기로 했다. 헬스케어 부문 분사는 향후 1년~1년 반, 베이커휴즈 지분 매각은 2~3년에 걸쳐 이뤄질 계획이다. 이를 통해 GE는 꽉 막힌 현금 유동성을 완화하고 부채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GE는 100년 역사를 가진 철도 사업도 매각하기로 했으며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설립한 후 회사의 시그니처와 다름없었던 전구 부문도 수익성이 악화함에 따라 매수자를 찾고 있다. 그밖에 금융위기 당시 회사를 거의 파산 직전으로 몰았던 GE캐피털에 대해서도 2020년까지 250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금융 자산을 매각할 방침이다.
한때 세계 최대 제조업 공룡이었던 GE는 가지를 쳐내고 항공과 전력, 재생에너지 등 세 부문으로 사업을 좁히게 됐다. 이들 3대 사업 부문은 GE의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항공 부문은 수요가 많은 제트엔진을 바탕으로 회사 수익을 이끌어가고 있다.
존 플래너리 GE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늘은 GE 역사에 중대한 날로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래를 위해 근본적인 사업 태도를 바꾸고 또 다른 세기를 준비하기 위해 GE를 재정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집중할) 세 부문은 상호보완적이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GE는 2020년까지 대차대조표에서 순부채를 250억 달러 줄이고, 15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GE 주가는 지난해 거의 반 토막 났고 올해 들어 또다시 25% 하락하면서 9년 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제프리 이멜트 GE 전 CEO가 플래너리에게 자리를 물려줄 당시 회사의 총부채는 4년 전보다 3배 이상 불어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부주의한 운영과 극도로 낮은 이자율 때문에 GE의 연금 적립액은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 1월에는 62억 달러의 보험 손실을 알리고 150억 달러를 투입해야 한다고 발표하면서 월가와 규제 당국에 충격을 안겨줬다. 이때 GE 주가는 폭락했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결국 다우지수 출범부터 함께 했던 GE는 경영실적 부진과 시가총액 감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이날 다우지수 구성 종목에서 퇴출당했다. 빈자리는 세계 최대 약국 체인을 운영하는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가 대체한다.
GE는 배당금을 또다시 삭감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헬스케어 부문 분사 전까지는 한 주당 연간 48센트의 배당금을 유지하겠지만 분사 완료 이후 배당금을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GE는 지난해 분기 배당금을 기존 주당 24센트에서 12센트로 축소한 바 있다. JP모건의 C 스테판 투사 주니어 애널리스트는 “GE 배당금이 결국 크게 삭감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구조조정은 사실상 주식 모으기와 배당금 삭감의 과정”이라고 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E의 선택과 집중을 긍정적으로 보고 이날 GE 주가가 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애널리스트들은 낮은 현금 유동성을 들어 GE의 신용등급이 현재보다 한 단계 낮은 ‘A-’로 강등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에서 퇴출당했음에도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으면서 GE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이날 7.8%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