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가운데 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가 "독일전 승리는 5000만 국민의 염원인 기적과 같은 드라마를 썼다"고 극찬했다.
김병지는 29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독일전 승리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있엇던 경기 중 가장 큰 이슈가 됐다"며 "기적과 같은 스토리가 만들어졌던 게임이 바로 한국의 독일전 2-0 승리"라고 평했다.
김병지는 "조현우 골키퍼가 마지막 보루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잘 햇고, 수비 라인에선 김영권 선수의 리더십이 빛났다. 미드필더에서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철저하게 외질에 대한 공략을 잘 해냈던 미드필더의 압박수비가 좋았고, 독일의 강점인 측면 공격수들의 그림자 역할을 완전히 지워버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전 승리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스웨덴과 멕시코전에서 부진했던 데 대해 "참 안타까운 게 그 부분이다. 애초에 '첫 경기에서 스웨덴을 잡으면 16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계획이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라며 "스웨덴전을 보면 비디오판독(VAR)이라든지 우리나라에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다만 독일전에선 주심이 약간 기운 듯한 판정이 있었지만 마지막 결정적인 두 골은 다 VAR 분석을 통해 결정된 골이었다. 정말 VAR 도입 잘했다"라고 설명했다.
김병지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고의 수훈 선수로 조현우를 꼽았다. 그는 "항상 월드컵에 나가서 고생하는 포지션은 골키퍼다. 이번에 많은 고생을 했지만 그 고생을 희망으로 바꾼 선수가 조현우였다"라며 "조현우도 정말 미친 선방을 해야만 팀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거다"라고 밝혔다.
김병지는 한국과 독일전에서 0-1로 뒤진 상황에 하프라인을 넘어 공격에 적극 참여하다 실점의 빌미를 만든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에 대해 "노이어가 경기를 0-1로 지고 있으니깐 공격적으로 나왔는데 옛날의 제 모습이 생각나더라"면서 "저는 그래도 공 뺏기고 나갔다가 그 볼을 다시 빼앗앗는데 노이어는 그렇지 못했다. 노이어는 한참 더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후배 선수 조현우와 자신에 대한 비교에 대해선 "조현우 선수는 제공권, 위기관리 능력, 빌드업 모두 좋다. 그런데 저보다 딱 한 가지 못하는 게 있긴 하더라"면서 "그게 드리블이더라"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지는 다만 "드리블은 골키퍼한테 그렇게 필요한 건 아니니까 조현우 선수에겐 9.8점을 줄 수 있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신태용 감독도 고생 많이 하셨고, 우리 5000만 붉은 악마는 정말 원팀으로 함께 뛰었다. 후배들도 정말 고생했고, 힘들었지만 어제 정말 우린 행복했다. 사랑한다. 파이팅!"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