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골목상권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을 내놨지만 편의점업계는 실효성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정작 업계가 더욱 절실하게 원하는 담배 매출의 세금 제외 등은 빠져 있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1일부터 소액결제업종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카드 수수료 원가 항목인 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다.
소상공인이 부담하는 카드 수수료는 신용카드사가 가져가는 수수료와 결제승인 업무를 처리해주는 밴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로 나뉜다. 현재 밴 수수료는 정액제 방식이어서 결제 건당 100원의 수수료가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정률제로 바뀌어 건당 결제금액의 평균 0.28%가 된다. 정률제가 되면 건당 결제금액이 5000원이든 1만 원이든 100원씩 붙던 밴 수수료가 각각 14원과 28원으로 바뀌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편의점, 제과점 등 소액결제업종 약 10만 개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이 평균 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편의점업계는 이번 개편안에 ‘카드 수수료 부과 기준이 되는 매출액 구간의 금액 조정’이나 ‘담배 매출액 중 세금 제외’ 등이 빠져 있다며 이번 개편안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의 점포당 연평균 매출은 6억5000만 원이다. 연 매출 5억 원을 넘기 때문에 영세 소상공인 우대 수수료(매출 3억 원 이하 0.8%, 5억 원 이하 1.3%) 혜택을 받지 못하고 평균 2.3%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편의점 매출 중 담배 매출은 40% 이상을 차지하는데, 담배 판매가격에서 세금 비중이 74%에 달해 점주에게 남는 판매 마진은 9% 정도에 불과하다. 즉 담배 한 갑이 4500원이라면 세금이 3000이 넘고 판매 마진은 400원이 조금 넘는 셈이다. 이마저도 카드로 결제한다면 카드 수수료가 100원에 달해 한 갑당 판매 마진은 300원가량에 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는 담배 매출 전체를 매출액에 포함해 카드 수수료 부과 기준을 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우대 수수료 부과 매출액 구간을 확대하거나 매출액 중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을 제외해야 실익이 있다고 주장한다.
편의점의 카드 결제 비중이 해마다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는 점도 업계에서 카드 수수료 제도 개선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유다. 업계 1위인 CU에 따르면 2016년 처음으로 카드 결제 비중이 현금 결제 비중을 앞지른 이후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며 올해 상반기 카드 결제 비중은 65%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