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커지면 사람들은 지수를 본다. 그럴 때 일수록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내주고 심리적 마지노선인 2200선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리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하지만 가치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기회로 본다. 증시하락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좋은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살 수 있다고 판단한다.
국내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지금은 좋은 주식을 싼 값에 담을 수 있는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4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8 에셋플러스 리치투게더 펀드 10주년 운용보고회’에서 허 대표는 “지금 투자 환경으로 보면 악재만 있고 주가가 싸다는 것 외에는 호재가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수출환경과 내수가 안 좋고 실업률은 치솟고 유가는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주가에 악재가 많이 반영돼 지금이야말로 가치주에 투자할 시기”라면서 “비싼 주식을 팔아서 싼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현금을 들고 꾸준히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중소형 가치주 위주로 선별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최근 1년 전부터 전기 에너지 시대를 대비하고 중국 소비주의 변화 대응하는 쪽으로 주식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남북관계 개선 상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남북 경협 수혜주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랐다. 4년 전 통일펀드를 출시해 운용 중인 허 대표는 “한국의 가장 큰 문제가 인구감소고, 주요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인데 이를 단숨에 해결해 줄 수 있는 게 남북 경제협력”이라고 말했다. 또 “철도, 도로, 가스, 전력 등이 연결되면 한국은 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대륙으로 연결될 수 있는 획기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충분히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관계가 개선으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안보리스크가 해소되면 코스피지수가 4000포인트가 넘을 수 있다는 낙관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 “저성장 늪에서 탈출할 유일한 탈출구”라고 평가하면서도 “실 수혜주는 아직 안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 자금이 들어와 철도 사업을 가져가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그 기업밖에 할 수 없는 독과점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데 구체적으로 그 수혜 종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강 회장도 “남북 관계 개선은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면서 “대북 관련주에 투자한다면 기반시설 산업, 생산 기지 역할, 소비시장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에너지 설비쪽과 소비재 쪽 산업이 유망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