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할아버지가 뒷좌석에 외손자를 태운 사실을 잊고 차 안에 방치했다가 외손자가 열사병으로 숨지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할아버지에 대한 형사처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는 5일 경찰이 의령군 내 한 실외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방치돼 숨진 3살 남자아이의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사망 부검 결과를 하지 않은 이유는 할아버지 A(63) 씨의 진술, 주변 CCTV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결과, 아이 사망에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족은 숨진 아이의 장례를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할아버지가 처벌을 받겠다며 큰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까운 사고지만 사망 사고이기 때문에 형사처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할아버지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고는 오전 9시 30분께 A(63) 씨가 자신의 외손자B(3) 군을 의령읍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차량 뒷좌석에 태운 뒤, 이를 깜박 잊고 차를 실외 주차장에 세운 뒤 그대로 직장에 출근하면서 벌어졌다. 낮 최고 기온 33도를 웃돌았던 당일 날씨 속에 차 안에 방치됐던 B 군은 오후 1시 30분께 발견돼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한편, 경찰은 사고 당일 오전 등원 예정이던 유아가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부모 등에게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은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어린이집이 안전 관리 매뉴얼에 소홀한 부분은 인정되지만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