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가 주어진 수사 기간의 5분의 1을 수사기록 분석, 증거 수집,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인물 등을 집중조사하는데 소요했다. 허 특검의 수사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의혹에 연루된 고위 관계자들의 소환, 혐의 입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허 특검은 7일 드루킹(필명) 김동원 씨에 대한 3차 소환 조사를 실시하는 등 경공모 핵심 관계자를 중점적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수사 초반 특검은 기존 수사자료, 증거 등의 분석과 함께 드루킹 뿐만 아니라 서유기’ 박모 씨, ‘아보카’ 도모 변호사, ‘파로스’ 김모 씨, ‘솔본아르타’ 양모 씨, ‘둘리’ 우모 씨, ‘삶의축제’ 윤모 변호사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 중이다. 필요할 경우 재소환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다만 조사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드루킹은 지난달 28일 처음 특검에 출석하면서 "특검에 다 말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내 결심공판에서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공감 클릭은 부정한 명령이 아니고 네이버 약관 역시 모든 서비스에 자동화 프로그램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다른 조사자들 역시 변호사 앞에서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까다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은 수사 기간 동안 댓글 조작에 대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관여했거나 인지했는지, 이를 통한 여론조작에 대한 대가로 관직 인선이 논의됐는지 등 주요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경수 도지사의 소환 시점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나 특검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검 관계자는 "관련자를 다 소환한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관련자의 진술,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물적 증거 등이 일치돼야만 주요대상자를 소환해 추궁할 때 실체적인 진실을 파악할 수 있다"며 "주요대상자는 그런 것들이 완벽히 준비된 상태에서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