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이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와 유심칩 등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특검팀은 10일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10분 동안 느릅나무 출판사에 최득신 특검보 등 7명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건물 1층에 쌓아둔 쓰레기 더미에서 휴대전화 21개와 다수의 유심칩을 발견한 뒤 건물 관리인의 동의를 받아 수거·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특검팀이 확보한 휴대전화는 전면 스크린 스마트폰과 구형 폴더폰 등이 섞여 있다. 쓰레기더미에서는 휴대전화 배터리와 충전기 등도 함께 나왔다.
드루킹 일당은 출판사를 근거지로 삼아 댓글조작 자동작성 시스템인 ‘킹크랩’을 운용했다. 또 킹크랩이 휴대전화와 연동한다는 점에서 이날 발견된 휴대전화 중 적어도 일부는 킹크랩 작동에 동원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아울러 이날 출판사에서 발견된 휴대전화가 범행 도구로 사용된 게 맞을 경우 쓰레기더미 안에 증거물이 무방비로 방치돼 있었다는 점에서 경찰이 앞서 부실 수사를 했거나 현장 관리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앞서 지난 3월 21일 출판사를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170여 개를 확보하고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을 체포했다. 그러나 이후 출판사 사무실이 무방비로 방치되면서 출판사 직원이 화물차로 짐을 실어가거나 좀도둑이 들어와 라면과 양주를 훔쳐가는 등 범행 현장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찰은 한 달이 지난 4월 22일에서야 다시 출판사를 압수수색해 폐쇄회로(CC)TV 영상과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입수했다.
특검팀은 이날 발견된 쓰레기더미 속 휴대전화와 유심칩이 경찰 압수수색 이후 누군가가 갖다 놓은 것인지, 아니면 석 달 전에도 출판사에 있었던 것인지 등을 규명하기 위해 이날 출판사 건물 관리인 A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또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도 곧바로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