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들이 점유율 하락을 고민하는 사이 수입차가 속속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토요타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벤츠와 BMW에 이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12일 수입차업계 감사보고서를 보면 한국토요타는 지난해(2017년 4월∼2018년 3월) 총 1조491억 원의 매출을 올려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이 회사의 2013년 매출은 4431억 원이었고, 이듬해인 2014년 5387억 원, 2015년 5969억 원을 차례로 기록했다.
점진적인 성장세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건 2016년 부터다. 수입차 업계 3위였던 아우디폭스바겐이 디젤 게이트에 휘말려 인증 취소와 판매 중단 사태를 겪었고, 이 자리를 한국토요타가 렉서스 브랜드를 앞세워 올라섰다. 실제로 5000억 원 안팎이었던 매출은 2016년 8562억 원으로 증가했고,지난해에 1조491억 원으로 늘었다.
SUV 인기에 힘입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선전 중이다. 지난해(2017년 4월∼2018년 3월) 1조17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처음으로 연간 기준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이 회사 역시 2012∼2017년 연간 매출은 2091억 원에서 시작해 3367억 원→4740억 원→7476억 원→9198억 원→1조177억 원으로 점증했다. 6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것인데 이 사이 새로운 디자인을 앞세운 다양한 신모델이 속속 등장한 덕을 톡톡히 봤다. 여기에 국내외에서 불어닥친 SUV 인기도 한 몫을 했다.
이처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을 제외한 기타 수입차가 연간 매출 1조 원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독일 3사는 2012년을 전후해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수입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작년에 매출(4조2664억 원) 4조 원 시대를 열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 국산·수입차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BMW코리아 역시 3조6337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3조 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벤츠와 BMW의 국내시장 매출은 같은기간 르노삼성(2조9716억 원)과 쌍용차(2조7322억 원), 한국지엠(2조7145억 원) 등 국산차 3곳의 국내 매출을 넘어서는 규모다.
2017년 한국수입차협회에 회원사로 등록한 수입차 브랜드의 연간 매출은 총 12조27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올해는 아우디폭스바겐이 본격적인 판매 재개에 나서면서 순위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전체 수입차 판매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브랜드별 성장률은 벤츠 코리아와 BMW코리아가 각각 12.6%와 17.4% 수준이다. 이밖에 한국토요타 22.5%, 혼다코리아 48.6% 등 아우디폭스바겐의 빈자리를 일본차가 메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폭스바겐이 본격적인 판매 재개에 나서면서 최근 2년 사이 수입차 시장에서 매출 상승세를 이어온 한국토요타와 재규어랜드로버, 볼보 등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그럼에도 연간 5% 안팎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