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2007년 이후 11년간 카드 수수료율을 9차례 인하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2012년부터는 3년마다 수수료를 재산정하고 있지만, 우대 수수료율은 감독규정 변경만으로 바꿀 수 있어 사실상 매해 내리고 있다.
A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수수료를 지속적으로 인하해 왔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는 ‘자영업 수익성 보전→카드 수수료 인하’란 정부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카드사들은 마케팅 바용을 비롯해 관리비, 조달비용까지 감안하면 역마진까지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카드사 곳간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맹점 수수료가 줄게 되면, 할부 금융이나 단기대출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집중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7개 주요 카드사의 카드손익률은 2013년 9.9%에서 지난해 7.9%로 떨어졌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4년 총 2조719억 원에서 2016년 1조8761억 원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대손 비용이 줄면서 겨우 2조 원대를 회복했다. 카드 이용 증가로 ‘덩치’는 커졌지만, 수수료 인하로 ‘내실’은 빈약해졌다.
카드사가 넘어야 할 산은 이뿐만이 아니다. 31일부터는 카드사가 밴(VAN·결제대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는 방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정치권의 카드 수수료 개편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초에는 3년간의 카드사 조달 비용과 영업비용 등을 따져 수수료율도 재산정한다.
문제는 이 같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고객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수입이 감소하면 카드 부가 서비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