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물류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상반기 IT전략에 집중했던 현대차가 하반기 들어 물류와 네트워크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기술 효율성 확대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는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도 협업에 나선다.
25일 현대차는 ‘라스트 마일(Last-mile)’ 물류 네트워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라스트 마일이란 ‘마지막 1마일(약 1.6km) 내외의 최종 배송 구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물류·유통업계에서는 ‘최종 배송단계’로 여겨진다.
기본적인 광역 물류체계를 넘어 세부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시스템이다. 일본과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 역시 최근 ‘라스트 마일’ 시스템을 앞세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통한 무인배달’ 시범사업이 대표적이다.
세부적인 물류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이를 ‘카셰어링’ 사업에도 응용할 수 있다. 차량 공유를 원하는 소비자의 현재 위치와 이용 시간대를 미리 확인하고, 비슷한 시간 인근에서 대기 중인 공유차량을 쉽고 빠르게 연결할 수 있다. 대기시간은 물론 비용절감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과 중국의 물류기업 2곳에 대한 투자도 확정했다. 먼저 225억 원을 투자한 한국의 ‘메쉬코리아’는 설립 6년째를 맞은 IT기반의 종합물류업체다. 이륜차 배송을 기반으로 효과적인 물류 플랫폼을 갖춘 스타트업이다. 상점과 고객 사이의 거리 △위치 △배송 경로 △시간 등을 고려해 최적의 라이더(배송원)를 배정하는 물류 플랫폼이다. 6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전국 주요 도시에 물류거점 100여 곳도 운영 중이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의 임모터에 대한 투자도 확정했다.
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도 이 사업에 협업형태로 참여한다. 글로비스는 메쉬코리아와 ‘스마트 물류 솔루션’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나아가 현대글로비스는 아시아의 물류 허브(hub)인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하고 해외 영업망 강화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의 의존도를 낮춰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고, 물류 혁신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정의선 부회장은 그룹지배구조개편안을 추진하던 지난 5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장 분야 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적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혁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다”고 밝혔다. 올해 초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투자 이후에 나왔던 발언임을 감안하면 향후 추가적인 투자는 물론 전략적 M&A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