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0대 여성이 제주에서 가족 캠핑 중 실종돼 닷새째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슬리퍼 외에 결정적 단서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어 경찰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실종 여성 최 모(38·경기도 안산) 씨의 가족은 10일부터 제주시 구좌읍 세화항에서 장기 캠핑 중이었다.
최 씨 가족은 세화에 이주하려고 마음먹고 캠핑카를 이용해 장기간 머물 계획이었다. 최 씨 남편 A(37) 씨가 먼저 여행 겸 세화를 찾았고 최 씨가 아들·딸을 데리고 뒤따라 왔다. 이들은 세화항 방파제 끝부분에 캠핑카를 세우고 캠핑에 들어갔다.
최 씨가 실종된 건 캠핑 보름 째인 25일이었다. 이날 최 씨 가족은 오후 7시 30분께 인근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부부는 술을 반 병 씩 나눠 마시고 이후 캠핑카로 돌아와서도 또 술을 마셨다.
A 씨가 잠든 오후 11시 5분께 최 씨는 캠핑카가 있는 곳에서 약 500m 떨어진 해안도로의 편의점 폐쇄회로(CC)TV에 등장했다. 최 씨는 편의점에서 소주 1병과 김밥, 커피 등을 구매한 후 밖으로 나왔다. 이는 현재까지 최 씨의 마지막 모습이다. 최 씨는 당시 민소매 티와 반바지, 슬리퍼 등 간편복 차림이었다.
다음날 오전 가족은 최 씨가 없는 것을 알고 찾다가 오후 3시 21분께 최 씨 언니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최 씨의 휴대전화는 신고 당일인 26일 오후 4시 31분께 캠핑카로 가는 길에 있는 공중화장실 부근에서 발견됐으며, 그의 슬리퍼 한 쪽은 같은날 오후 6시 30분께 세화항 내항에서 발견됐다.
경찰과 해경, 소방, 해군은 300여 명을 동원해 닷새째 수색 중이다. 항공에서는 드론이 동원돼 최 씨를 찾고 있다. 이날 정오께 최 씨의 다른 쪽 슬리퍼가 세화항에서 동쪽으로 4km 가량 떨어진 구좌읍 하도리 해안에서 수색 중인 경찰 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결정적 단서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최 씨가 편의점에서 산 소주와 깁밥 등 물품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항 주변에 세운 승용차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수사하고 있다. 세화항 방파제 위에는 CC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