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발사르탄 중간조사 결과 발표…中 주하이 룬두 원료 사용 대봉엘에스 추가 조치
발암유발 가능 물질이 함유된 발사르탄을 사용한 고혈압치료제 59개 품목이 추가 판매중지됐다. 이에 따라 판매중지 고혈압약은 총 174개로 늘어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봉엘에스가 제조한 일부 발사르탄 제품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잠정 관리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돼 해당 원료를 사용한 완제의약품 22개사 59개 품목에 대해 잠정 판매중지 조치했다고 6일 밝혔다.
대봉엘에스는 중국 주하이 룬두사의 원료를 수입·정제해 발사르탄을 제조했다. 국내 전체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대봉엘에스의 발사르탄 비중은 약 3.5%에 해당한다. 이 발사르탄을 함유한 완제의약품 59개 품목의 생산량은 전체 발사르탄 함유 완제의약품의 약 10.7% 규모다.
이날 0시 기준 대봉엘에스의 발사르탄이 함유된 완제의약품 복용 환자는 18만1286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 제지앙 화하이의 발사르탄 완제의약품 대신 재처방 받은 환자는 1만5296명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9일 제지앙 화하이의 발사르탄을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 115개 품목을 잠정 판매중지하고 회수 조치했다. 이날 추가된 59개 품목을 더하면 NDMA 문제로 판매중지된 고혈압치료제는 총 174개다.
해당 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는 종전에 처방을 받은 요양기관에 방문하면 문제가 없는 다른 고혈압 치료제로 재처방·재조제 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을 방문할 수 없어 약국을 방문하는 경우에도 의약품 교환이 가능하다. 또한 재처방ㆍ재조제시 발사르탄 성분에서 다른 성분의 고혈압 치료제로 교환 할 수도 있다. 기존에 처방을 받은 병·의원 또는 약국에서 의약품 재처방·재조제시 1회에 한해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식약처는 “이번 조치 대상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해당 의약품을 처방받은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 상담을 거쳐 재처방 등을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지앙 화하이의 발사르탄에서 NDMA가 검출된 이후 식약처는 국내에 수입 또는 제조되는 모든 발사르탄 품목을 수거·검사하고 복용 환자들에 대한 영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국내 허가된 제품 가운데 최고 용량인 320mg으로 NDMA 검출 제품을 3년 동안 복용한 경우 1만1800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IARC) 분류 상 2A군(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에 해당하는 물질이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4년 동안 최고용량을 복용할 경우 8000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유럽의약품안전청(EMA)는 7년 동안 최고용량을 복용하면 5000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중간 결과를 내놨다.
식약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공받은 환자 정보를 활용해 더 자세한 영향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식약처는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발사르탄 내 NDMA 기준을 0.3ppm 이하로 설정하기로 했다. 이 기준은 앞으로 발사르탄 및 발사르탄이 함유된 모든 완제의약품에 적용되며, 기준 초과 시 해당 제품은 회수 조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