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 부동산 시장이 두 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내권과 가까이 위치해 생활 인프라가 풍부한 위치나 재개발 단지 등의 경우 높은 청약 경쟁률과 계약율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같은 지역 내에서도 인프라가 풍부하지 않은 곳은 청약과 계약에서 애를 먹고 있다.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대구에서 분양한 ‘남산 롯데캐슬 센트럴 스카이’는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대구에서 주거선호도가 높은 원도심 지역에 들어서 높은 청약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1순위 청약결과 특별공급 제외 357가구 모집에 10만1458건이 접수돼 평균 284.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지난 7월 분양한 ‘대구 국가산업단지 영무예다음’은 919가구 모집에 1,2순위 전체 690명만이 청약을 접수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입지에 따른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는 것은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도 ‘똘똘한 한 채’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방 분양 시장에서도 전통적 부촌으로 꼽히거나 새로운 부촌으로 떠오르는 등 학군·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의 아파트는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 지역에서도 주거선호도가 높은 서구 둔산동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그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히는 크로바아파트(1992년 입주, 1632가구) 전용 84㎡는 꾸준한 집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 시세 확인 결과 지난해 8월 3억9500만 원이던 아파트는 올해 8월 4억7천만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대전 서구 가장동 삼성래미안아파트(2002년 입주, 2398가구)는 전용84㎡가 현재2억6천만 원선으로 지난해(2억5천만 원) 대비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크로바아파트는 대전에서도 최고의 입지에 자리잡아 오래된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수요가 있어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이 단지가 재개발될 경우 현재 가격의 2배 이상 넘길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온도차는 충남 당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라가 분양 중인 ‘당진수청 한라비발디 캠퍼스’는 올해 당진에서 분양한 단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당진 지역에서 앞서 분양한 A단지의 경우 약 0.1대1의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 등에 따르면 도시 규모가 크지 않은 당진 지역에서도 시내권에서 벗어나 인프라가 부족하고 중심생활권에서 거리가 있어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평이다. 당진수청 한라비발디 캠퍼스의 경우 전체 청약 경쟁률은 약 1.2대 1이다.
이처럼 지방 분양 시장에서도 입지와 인프라, 교육환경 등에 따른 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올 하반기 분양시장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한라가 분양중인 당진수청 한라비발디 캠퍼스는 당진 지역에서도 주거선호도가 가장 높은 시내 중심권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단지는 전체 839가구, 지하2층~27층 7개 동 규모다.
또한 두산건설은 오는 9월 광주광역시 동구 계림7구역 재개발 ‘계림7구역 두산위브(가칭)’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상 최고 24층 10개동 전용 59~85㎡ 총 828가구 규모로 이중 56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 단지는 광주 지하철 1호선 금남로4가역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인근 1㎞ 이내에 롯데백화점과 홈플러스·이마트 등이 있어 생활 편의성이 좋다.
이외에도 11월 대전에서는 포스코건설·계룡건설산업 컨소시엄이 중구 목동3구역을 재개발해 ‘대전 목동3구역 재개발’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은 미정이며, 총 993가구 중 일반분양은 715가구다. 대전중앙초, 충남여중·고, 대성중·고, 호수돈여중·고, 중앙중·고 등의 교육여건을 갖췄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팀장은 “최근 지방 분양시장은 사실상 투자수요보다 실수요자들에게 집중된 만큼 주거 여건이 좋은 곳으로 몰리고 있다”며 “집 값이 시·군·구 단위에서 동네별로도 세밀하게 차별화되며 한 도시 전체를 두고 부동산 시장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