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능력에 비해 투자·지출 과해...수익성 안따진 투자로 투자유치국에도 손해
중국은 ‘일대일로’를 타고 아프리카까지 달리는 신 제국을 꿈꾸며 유라시아의 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에 막대한 돈을 붓고 있다. 향후 10년간 1조5000억 달러(약 1685조 원)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를 실현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안고 있다.
그러나 몸집이 비대해지면 위기가 왔을 때 선회하거나 멈추기 어려워지고,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 부상은 심각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중국 인구 상황과 경제성장 전망에 비춰 대외 지출과 투자가 과잉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경제성만으로 봤을 때 과연 그 이윤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장기적으로 중국이 수습할 수 있는 능력 범위 안에서 벌이는 일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쏟고 있는 돈은 ‘공짜 투자’가 아니라 나중에 투자국가로부터 거둬들일 ‘빚’이다. 일대일로가 모래성이라면, 빚진 나라들은 파멸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우선 일대일로는 참여국에 큰 이점을 주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스스로도 감당하기 힘든 상태다. 블룸버그는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중국 노동력이 올해 들어 5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부터 이미 노동 비용은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앞지르고 경제성장은 뚜렷하게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총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55.7%에 달한다.
해상운송에 주력해왔던 국가들이 빚을 떠안아 가며 일대일로 계획안에서 굳이 철도를 개발할 유인이 크지 않을 수밖에 없다. 결국, 말레이시아는 최근 동부해안철도와 송유관 건설사업 3건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태국 역시 54억 달러 규모의 철도 사업에서 중국 투자를 배제하고 복선화 구간을 축소하기로 했다.
송유관 사업도 마찬가지다. 중국석유공사(CNPC)는 미얀마 차우크퓨와 이어지는 심해 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2013년부터 가동했으나 5년 동안 해당 송유관 용량의 3분의 1만 활용하고 있다. 본전이라도 찾으려면 최소한 절반 이상은 활용해야 한다. 심지어 병렬식 석유관은 지난해 처음으로 이용됐다. 5년간 빚만 떠안던 미얀마는 항만개발사업의 규모를 73억 달러에서 13억 달러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중국 스스로와 참여국 전체의 경제적 효과를 우선으로 한 것인지,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가 우선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인도양 일대에 철도와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데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통하던 기존 경로를 대체할 다른 길을 뚫겠다는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국제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중국의 지출이 결국 실현 불가능한 허상으로 판명 날 경우, ‘중국몽’은 1980년대 소련에 저주가 됐던 시베리아 천연자원 개발 열풍과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