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과 일본 샤프가 애플의 아이폰 수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샤프가 베트남 생산시설 투자를 통해 카메라 모듈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7일 베트남 현지언론 및 업계에 따르면 샤프는 베트남 남부지역에 카메라 모듈 및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한 20억 달러(약 2조2400억 원) 규모의 신규 공장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1차 투자계획은 3억 달러(약 3400억 원)로 이 가운데 2억 달러(약 2200억 원)가 기계·장비 구입비용으로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투자금액 중 카메라 모듈과 스마트폰 스크린의 투자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는 샤프의 새 생산시설이 내년 2분기에 가동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매출 180억 달러(약 20조1400억 원)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샤프의 올해 카메라 모듈 매출은 2조4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카메라 모듈 매출이 2~3배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샤프의 투자발표에 산업계 시선은 LG이노텍에 쏠렸다. 그동안 사프는 수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LG이노텍보다 북미 고객사 점유율이 낮았다. 그런데 이번 투자를 통해 샤프의 북미향 점유율이 다시 높아져 LG이노텍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샤프 이외에 중국 카메라 모듈업체 O-Film이 향후 카메라 모듈 신규 벤더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LG이노텍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샤프의 일본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이전투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생산시설 이전도 결국 생산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LG이노텍의 경우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해도 기존 공장은 여전히 카메라 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샤프의 베트남 투자 건과 관련해 고객사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고객사가 중국 로컬 업체일 경우 LG이노텍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북미 고객사일 경우 LG이노텍에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샤프의 베트남 공장 가동시점이 내년 2분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2019년까지 LG이노텍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고객사의 움직임과 시장 흐름을 면밀하게 살펴보며 대응전략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사업은 올해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한 813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해서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20% 감소한 매출이다. 듀얼 카메라 모듈 등 고사양 제품 확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LG전자 및 중화권 대상 카메라 모듈 판매도 안정적으로 이어갔다.
LG이노텍은 최근 열영상 적외선선(IR, Infrared Ray) 카메라 모듈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열영상 카메라 모듈의 시장 자체를 키워가겠다는 포부다. 활용 가치가 충분한 만큼 성능을 개선하고 가격을 낮추면 적용 분야가 빠르게 확대될 것이란 기대다. 군사 등 특수 시장에서 가전, 자동차, 드론 등 민간 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 내년 하반기에 첫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