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눈에 띄는 인물은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미국으로 떠난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다. 당시 “SNS 정치를 끊겠다”던 홍 대표는 최근 잇달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더니 최근에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며 SNS정치 재개를 선언했고, 귀국 날짜도 15일로 못박았다. 정치권에서는 자연스럽게 당권도전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복당파’ 중에는 김무성 전 대표의 활동이 도드라진다.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부터 △‘벼랑 끝에 몰리는 자영업자·서민과 서민금융제도 개선방안’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 △‘소득주도성장, 왜 문제인가’ 등의 주제로 토론회를 잇따라 개최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대표의 행보가 차기 당권도전을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비대위체제가 이제 갓 한 달 반을 넘긴 한국당에서 벌써부터 차기 당권주자들의 움직임이 부각되는 배경으로는 ‘약한 리더십’이 거론된다. 당의 가치 정립을 우선시하는 김 위원장은 보수의 가치 정립을 우선시하면서 인적쇄신 등 고강도 혁신은 후순위로 미루는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가 벼랑끝에 몰렸던 한국당을 안정화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답보하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비대위가 손에 잡히는 혁신을 내놓지 않는 것을 두고 외부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 위원장에 대해 “비대위원장으로 가서 만약에 친박, 친이 핵심 몇 사람만 인적 청산했어도 (당 지지율이) 올라갔을 것이고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섰을 것이다“며 ”그런데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으려다가 하나도 못 먹는 꼴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정치평론가 정두언 전 의원도 “인사혁신 없이 혼자서 마이크만 잡고 떠드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비대위원장인지, 학자인지, 평론가인지 잘 구분이 안 간다”고 지적했다.
차기 당권주자들의 부상과 함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면서 ‘김병준 비대위’의 리더십도 사실상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까지 비대위와의 ‘허니문’ 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며 “비대위의 존재감이 희미해지지 않으려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될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