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재차 부인…美시선 의식한 듯
기업인 방북 요청 주체를 두고 청와대와 북측 인사의 말이 달라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가 18일 경제인들의 방북과 관련해 북측 요청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지 불과 30분 만에 북측 인사가 “우리가 요청했다”고 정반대 말을 했다. 이에 청와대는 “북측 요청은 없었다”고 재반박하는 등 진실 공방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8일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경제인들의 방북 관련 질문에 “그런 보도를 본 적이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이번 방북 수행단의 결정은 전적으로 저희 정부에서 결정한 사안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3시 30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경제인 17명과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의 면담 자리에 배석한 북한 황호영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이 이 부회장에게 “우리가 꼭 오시라고 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우리 측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는 “경제인 방북 관련해 북측 요청이 없었다”는 청와대의 입장과는 배치된다.
윤 수석은 “황호영이라는 분이 그럴 만한 위치에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북측은 이번 방북에서 경제인 누굴 데려오라 말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이같이 청와대가 북측 요청으로 방북 경제인을 선발했다는 것을 강하게 부인하는 것은 자칫 북한의 비핵화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 제제 유지를 촉구하는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쪽에서 보면 강력한 대북 제재 유지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확대해석 등 불필요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청와대는 이번 방북 경제인단 구성에서 이전 순방과는 달리 경제단체나 민간단체의 추천 없이 일부 분야별 특정 인사를 직접 지명해 방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요청에 따라 청와대가 직접 요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쏟아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