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중국 톈진에 자동차 전기장치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장 건설을 공식화했다. 삼성전기는 톈진에 정보기술(IT)용 MLCC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장용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기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중국 천진(Tianjin) 생산법인에 전장용 MLCC 공장 신축하기로 하고, 시설투자 등에 총 5733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착공에 들어가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2020년 중반께 제품을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LCC는 콘덴서의 한 종류로 금속판 사이에 전기를 유도하는 물질을 넣어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안정적으로 회로에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쌀’로 불린다.
MLCC는 공급은 제한적이고 수요는 증가세를 보인다. MLCC는 삼성전기를 비롯해 무라타(Murata), 타이요 유덴(Taiyo Yuden), TDK 등의 기업들이 과점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삼성전기는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중국 내 새로운 전장 시장 선점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부산사업장에 전장용 MLCC 생산 설비를 대폭 증설하고 개발 및 제조기술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중국 시장 내 전장용 MLCC 사업의 성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전장용 MLCC는 자동차 편의기능이 향상되면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장착 차량이 증가하는 등 자동차 전장화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차량 및 전기차(EV) 보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중장기적인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듈, MLCC·인덕터 등의 수동소자를 생산하는 삼성전기의 컴포넌트 사업부문은 IT용 고용량 및 산업·전장용 MLCC 판매 확대로 지난해 1분기 매출 4904억 원을 기록한 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7500억 원을 돌파했다. 올해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한 868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컴포넌트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삼성전기의 주력 매출이었던 모듈 부문의 매출을 추월하기도 했다. 컴포넌트 부문의 매출비중도 2016년 22.03%에서 2017년 34.47%, 올해 1분기 37.66%까지 올랐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신공장 투자를 기점으로 부산과 천진은 전장·IT용, 필리핀은 IT용 전문 생산 기지로 전문화해 고객 대응력과 제조 효율을 높여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