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재화만을 다뤄 FTA보다는 범위 좁아…일본, 자동차 관세 부담에 입장 전환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26일(현지시간) 회담에서 상품 무역을 자유화하는 물품무역협정(TAG) 체결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TAG는 재화만을 다뤄 투자와 서비스 분야가 포함된 자유무역협정(FTA)보다는 범위가 좁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양국 정부가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협상 과정 중 성명의 정신에 반하는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정·재생상은 기자들에게 “무역협정 협상 중에는 현재 미국 정부가 검토하는 자동차에 대한 25% 추가 관세를 일본에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양국 정상이 확인했다”며 자동차 관세가 보류됐다고 밝혔다.
한편 공동성명에서는 일본의 농산물에 대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염두에 두고 “과거 경제연계협정(EPA)에서 약속한 양허 내용이 최대한”이라는 문구가 명기됐다. 이는 일본 측이 농산물 자유화는 TPP 수준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실제 협상을 벌이게 될 모테기 경제재정·재생상은 “실제 협상 개시 시기는 미국 의회 절차 등이 있어서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미·일 양국이 관세에 대해 자유롭고 공정한 새 틀을 구축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 전체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TAG 협상에서는 상품 무역에 대한 관세 인하 이외 세관 수속 원활화 등도 포함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공동성명은 “TAG 논의가 완료된 이후 다른 무역·투자 사항도 협상한다”고 명기해 향후 미·일 FTA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다자간 무역체계 대신 미국이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양자 무역협정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파워를 지닌 양국 사이의 무역 협상은 매우 흥분된다”며 “이는 양국에 정말로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그동안 미국과 정식으로 무역 협상을 개시하는 것을 꺼려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유럽연합(EU)으로부터 지난 7월 항복을 받아낸 것처럼 일본도 자동차 추가 관세를 우려해 태도를 바꿨다고 풀이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일 정상회담 후 기자들에게 “일본이 전략을 바꾼 이유를 모르겠다”며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일본으로서는 현명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 협상 개시 발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더욱 격렬해지는 가운데 나왔다. 공동성명은 “제3국의 비(非) 시장 지향적인 정책과 관행으로부터 미·일 양국의 기업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혀 중국을 넌지시 비판했다.